배롱나무(펌) 차창 밖으로 보니 핏덩이에 엉겨 붙은 것 같은 꽃나무가 슬쩍 지나갔다. 눈길 잠깐 스쳤는데 정신이 어질어질해 쓰러질 것 같았다. 흔하게 핀 들꽃들은 저 나름대로 고운 빛깔을 두루고 바람결에 술렁이고 있었지만 이 꽃나무는 전체가 붉은 숯불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김천에서 매곡으로 넘어오는 고..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좀작살나무(펌) 철따라 색깔을 갈아입는 꽃이나 열매의 이름은 어떻게 붙일까요. 그 모양새나 빛깔, 향기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하여 이름을 붙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간혹 그 여건에 맞지 않는 이름이 있어 의아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붙인 이름인지 모를 경우엔 가슴이 터지도록 답답합..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쥐똥나무(펌) 늘 퇴근시간이면 지나치던 길이었는데도 오늘 눈여겨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회사의 주차장과 앞마당사이에 말쑥하게 머리를 깎은 울타리를 보는 순간, 작년 봄날 활짝 핀 꽃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가지마다 눈물처럼 맺힌 하얀 꽃들, 찬바람 몰아치는 한겨울이라 지금은 꽃 대신 까만 열매가 무리를 ..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망개열매(펌) 겨울추위가 매서워 집안에만 죽치고 있으려니 좀이 쑤셨다. 혹시나 봄이 왔을까 싶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집을 나섰다. 무작정 마음이 시키는 데로 발길을 돌렸다. 여전히 꽁꽁 언 몸을 움츠리고 있는 나무를 보려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폭설과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겨울 산의 한 가족..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산수유(펌) 앵두꽃이 피었다 일러라 살구꽃이 피었다 일러라 또 복사꽃도 피었다 일러라 할머니 마루 끝에 나앉아 무연히 앞산을 보신다 등이 간지러운지 자꾸만 등을 긁어신다 올해는 철이 일들었나 보다라고 말하는 사이 그 앞산에도 진달래꽃 분홍 불이 붙었다 앞대 개포가에선 또 나즉한 뱃고동이 운다 집집..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박주가리(펌) 사정공원에서 말끔한 포장도로를 타고 백골 저수지 쯤에 이르렀다. 백골 저수지는 그 흉한 이름과는 달리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한층 푸르렀다. 잔잔한 수면위에서 유영하는 청둥오리들, 수면을 콕콕 찍으면서 부서지는 햇살, 길게 머리를 풀어헤친 갯버들이 점점 다가오는 봄기운에 젖어들..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개나리(펌) 산수유를 신호로 매화와 동백이 꽃잎을 터뜨렸다. 잔뜩 꽃망울을 닫아 건 것들이 언제쯤 꽃망울을 피우려나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환하게 꽃잎을 열어젖혔다. 병아리 노란 부리처럼 삐죽삐죽 꽃망울이 튀어나온 개나리들은 곧 터질 듯 하고 진달래도 연분홍 마음을 열어젖히려고 애를 태..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동백꽃(펌) 오랜만에 꽃잎을 열어젖힌 동백꽃을 보았다. 무슨 불만이 있었는지 지겹게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더니 오늘에야 봉긋하던 꽃잎을 살짝 열어젖혔다. 선홍색 꽃잎 속에 화염처럼 들어앉은 꽃술들, 화르륵 불이 붙을 것만 같다. 어렵사리 꽃을 피운 나무가 동백의 화염에 타올라 모조리 다 타버릴 것만 ..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
돌단풍(펌) 가을이란 말만 들어도 사람들의 가슴이 설레는 것은 단풍잎의 붉은 빛깔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푸른 것들은 낙엽이 되어 모조리 다 떨어질 때에도 꽃처럼 혼자 붉어서 온 산을 뒤덮는 단풍잎의 열정이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지도 모릅니다. 붉은 빛깔을 취함으로써 떨어지지 않는 나무, 더 .. 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2007.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