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청산별곡

고양도깨비 2007. 3. 8. 23:24

                                     

                                           청  산   별  곡

미상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살으리로다 살으리로다     
청산에 가서 살으리로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가서 살으리로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1연) 청산에의 귀의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서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시름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며 지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2연) 고독과 비애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갈던 새(밭)를 본다 갈던 새를 본다
들판에 있는 갈던 새를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들판에 있는 갈던 새를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3연) 속세에의 미련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 숀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또 엇디호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럭저럭하여
낮일랑 지내왔구나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 하리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4연) 처절한 고독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디에다 던지던 돌인가 ?
누구를 마치려던 돌인가 ?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없이
맞아서 울고 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5연) 운명적 삶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으리로다 살으리로다
바다에 가서 살으리로다  
나문재나 굴 조개 따위를 먹고
바다에서 살으리로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6연) 새로운 세계 동경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사미 짐대예 올아셔  
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 옆을 지나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타는 것을 듣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7연) 생의 절박감

가다니 배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매와  
잡사와니 내 엇디하리잇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더니 배부른 술독에
진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 모양의 누룩이 매워
붙잡으니 낸들 어찌하리까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8연) 고뇌의 해소

                          * 옛글자가 지원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로 표기함 *

  ● <청산별곡> 이해하기
전 8연으로 이루어져 있는 고려 가요로, 오랫동안 구전되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문자로 정착되었다. 시용향악보라는 책에 이 노래 첫 연의 악보가 실려 있는데, 원래 민간의 노래였던 것이 궁중으로 유입되어 불려지다가 문헌에 기록되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노래에는 고려인들의 자연애, 현실 도피, 은둔 사상, 낙천성 등이 잘 드러나 있다. 화자는 현실의 생활을 벗어나 자연(청산, 바다) 속에 묻혀 살고자 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또 매연 마다 반복되는 후렴구가 음악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노래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데,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해석이 대표적이다.

1) 고려 후기에 계속되는 전란을 피해 이리저리 떠돌며 정처없이 유랑하는 서민의 애상적인 처지를 노래한 것으로 보는 견해
2) 속세의 번뇌를 해소하기 위해 청산을 찾아 위안을 구하면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지식인의 술 노래로 보는 견해
3) 실연한 사람이 슬픔을 잊기 위해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노래는 산이나 바다를 찾아 외롭게 사는 민중의 애닯은 심정과 삶에 대한 비애를 읊은 내용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낙천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즉 비애와 고독을 노래한 뒤에 밝고 명랑한 후렴구를 반복함으로써, 단순힌 인생의 고통을 노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고려인의 낙천성과 강한 정신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1연과 6연에 나오는 '청산'과 '바다'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현실을 벗어나 고뇌를 달랠 수 있는 생의 안식처, 즉 화자의 이상향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2연에 우는 '새'는 시적 화자가 동병상련을 느끼는 존재로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것이다. 또한 3연의 '가던 새'는 '날아가는 새'로 해석하기도 하고 '갈던 밭'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잉 무든' 이끼 묻은 쟁기에서는 속세에 대한 화자의 미련을 읽을 수 있다. 또 5연의 '돌'은 방향도 목표도 없이 던져진 맹목적인 돌로서 인간의 운명적 고난을 상징한다. 7연에서 사슴이 장대 위에서 해금을 연주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것은 결국 기적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화자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지막 8연의 '강술'은 화자의 비애를 잊게 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노래는 5연과 6연을 바꾸어 보면 1 ~ 4연과 5 ~ 8연이 대칭적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징적인 표현으로 유랑인의 비애를 잘 드러낸  고려가요로, 가장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 <청산별곡> 정리
* 갈래 : 고려 가요
* 작자 : 미상
* 형식 : 8연의 연장체, 3음보 (3.3.2조)
* 특징 : 유음 (ㄹ,ㅇ)을 사용하여 음악성이 두드러짐
* 주제 :
생의 고독과 비애

* 의의
   1) <서경별곡>과 함께 고려가요 중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
   2) 고려 시대 사람들의 생활관이 잘 나타나 있음
 *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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