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가시리

고양도깨비 2007. 3. 8. 23:40
 

미상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

셜온님 보내압노니 나난
가시난 닷 도셔 오쇼셔 나난
위 증즐가 大平盛代

가시렵니까 가시렵니까
날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대평성대

나더라 어찌 살라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위 증즐가 대평성대

붙잡아 두고 싶지만
서운하면 오지 않을까 두려워
위 증즐가 대평성대

서러운 님 보내옵나니
가자마자 다시 오소서
위 증즐가 대평성대

              * 옛글자가 지원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으로 표기함 *

※ 선하면 : 서운하면, 시틋하면(귀찮아 마음이 거칠어지면)
※ 올셰라 : 올까 두렵다 (화가 나면 아니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 두려움)

● <가시리> 이해하기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의 정한을 간결한 형식과 소박한 어조로 애절하게 담아낸 고려 가요이다.
시용향악보네는 첫째 연만 <귀호곡(歸乎曲)>이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고 있다. 모두 4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시의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고려속요 가운데서 민요적 특질을 비교적 충실하게 간직한 노래 중의 하나로 꼽힌다.
<서경별곡>과 쌍벽을 이루는 이 노래는, 이별의 아쉬움과 정한, 기나긴 기다림 속에 정절을 지키고자 하는 여인의 마음이 간결하면서도 애절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서경별곡>의 시적 화자가 능동적, 적극적이라면, <가시리>의 화자는 소극적, 수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별의 정한은
<황조가><공무도하가>로부터 비롯하여 우리 시가 문학에서 면면이 이어온 전통적 정조인데, 이는 황진이의 시조, <아리랑>, 현대시인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1연 : '가지 말라'는 애원을
2연 : 하소연을 고조시키고
3연 :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체념과 자제심
4연 : 보내기는 하지만 돌아서서 오라는 간절한 기원
1연에서 '가시리 가시리잇고'라며 이별의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것은 임이 떠나는 것을 차마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동시에 떠나지 말라는 간절한 애원을 담고 있다.
2연에서 화자는 임이 떠나면 자신은 어떻게 사냐면서 떠나는 임에게 하소연하고 있다.
3연에서 화자는 임을 붙잡고 싶어 하면서도 잡지 않고 있다. 그것은 임이 못 가게 잡다가는 행여 서운하게 여겨 임이 영원히 떠나 버리지 않을까 염려해서이다. 그래서 화자는 임을 고이 보낸다.
4연에서 임이 가자마다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곧 이 작품은 짧은 형식 속에서도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 애원, 하소연을 담아 내 이별의 정한을 훌륭히 노래한 고려 가요로 평가된다.
또, 매 연마다 반복되고 있는 '위 증즐가 태평성대'는 의미 없는 여음구로, 악률에 맞추기 위해 삽입된 것이다.

● <가시리> 정리
* 갈래 : 고려속요, 고려가요
* 다른 이름 :
귀호곡

* 형식 : 기본 음수율( 3. 3. 2조), 3음보, 후렴구
* 구성 : 전 4연의 분연체
* 주제 :
이별의 정한
* 의의
  1) 간결한 형식 속에 함축성 있는 시어로써 소박한 정조를 표현한, 이별가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
  2) 우리 민요풍 시가의 전통적인 주제를 다룸
  3) 김소월의 <진달래꽃>으로 전통이 이어짐
  4) 유음(ㄹ,ㅇ)을 사용해 음악성이 두드러짐
* 시상 전개
  1연 : 원망에 찬 하소연
  2연 : 하소연의 고조
  3연 : 절제와 체념
  4연 : 소망과 기원
 *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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