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동동

고양도깨비 2007. 3. 8. 23:38
 

미상

서사

덕으란 곰배예 받잡고    
복으란 림배예 받잡고
덕이여 복이라 호날
나자라 오소이다  
아으 동동다리

덕은 뒤에 바치옵고
복은 앞에 바치오니
덕이여, 복이라 하는 것을
바치러 오십시오 .

임에 대한 송도(頌禱)


1월령

정월 나릿 므른
아으 어져 녹져 하논대
누릿 가온대 나곤
몸하 하올로 녈셔
아으 동동다리

정월 냇물은
아아, 얼려 녹으려 하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이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생의 고독과 임에의 그리움

2월령

이월 보로매
아으 노피 현  
등블 다호라  
만인 비취실 즈지샷다  
아으 동동다리

이월 보름에
아아, 높이 켜놓은
등불 같구나.
만민을 비추실 모습이시도다

임을 등불에 비유한 송축

연등일

3월령

삼월 나며 개한
아으 만춘 달욋고지여
나매 브롤 즈즐  
디녀 나샷다
아으 동동다리

삼월 지나며 핀
아아, 늦봄 진달래꽃이여 .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태어나셨구나.

임을 꽃에 비유한 송축

4월령

사월 아니 니저
아으 오실셔 곳고리새여
므슴다 녹사니만
녯 나랄 닛고신뎌
아으 동동다리

사월을 잊지 아니하여
아아, 오는구나 꾀꼬리새여.
무슨 까닭으로 녹사님은
옛적의 나를 잊고 계시는가.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

5월령

오월 오일애
아으 수릿날 아참 약은
즈믄 핼 장존하샬
약이라 받잡노이다
아으 동동다리

오월 오일에
아아, 단오날 아침 약은
천 년을 오래 사실
약이기에 바치옵니다.

임의 장수를 기원

단오

6월령

유월 보로매
아으 별해 바룐 빗 다호라
도라 보실 니믈
적곰 좃니노이다
아으 동동다리

유월 보름에
아아, 벼랑에 버린 빗 같구나
돌아보실 임을
잠시나마 따르겠습니다.

버린 임을 사모함

유두일

7월령

칠월 보로매
아으 백종 배하야 두고  
니믈 한대 녀가져  
원을 비잡노이다
아으 동동다리

칠월 보름에
아아, 여러가지 제물을 벌여 놓고
님과 함께 살아가고자
소원을 빕니다.

임과 함께 살기를 기원

백중

8월령

팔월 보로만
아으 가배나리마란
니믈 뫼셔 녀곤
오날날 가배샷다
아으 동동다리

팔월 보름은
아아, 가윗날이지마는
님을 모시고 지내야만
오늘이 가윗날입니다.

임을 그리는 연모  

추석

9월령

구월 구일애
아으 약이라 먹논 황화  
고지 안해 드니    
새셔 가만하얘라   
아으 동동다리

구월 구일에
아아, 약이라고 먹는 노란 국화꽃
꽃이 집안에 드니
초가집이 고요하구나.

임이 없는 쓸쓸함  

  중양절

10월령

시월애
아으 져미연 바랏 다호라
것거 바리신 후에
디니실 한 부니 업스샷다
아으 동동다리

시월에
아아, 잘게 썰은 보리수 나무 같구나.
꺽어버리신 후에
지니실 한 분이 없으시도다.

버림 받은 슬픔

11월령

십일월 봉당 자리예
아으 한삼 두퍼 누워  
슬할사라온뎌
고우닐 스싀옴 녈셔
아으 동동다리

십일월 봉당 자리에
아아, 홑적삼을 덮고 누워
너무 슬프도다.
사랑하는 임과 제각기 살아가는구나.

혼자서 사는 슬픔

12월령

십이월 분디남가로 갓곤
아으 나잘 반앳 져다호라
니믜 알패 드러 얼이노니
소니 가재다 므라잡노이다
아으 동동다리

십이월 분지나무로 깎은
아아, (임께) 드릴 소반 위의 젓가락 같구나.
임의 앞에 들어 가지런히 놓으니
손님이 가져다 입에 뭅니다.

인연을 못 맺은 슬픔

*옛글자가 지원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으로 표기함 *

 <동동> 이해하기

  월령체의 효시가 되는 노래로, 임을 여읜 여인의 애절한 정서를 각 달의 풍속과 함께 드러내고 있는 고려가요이다.
  서사 : 고려사악지에서 말한 대로 송도(頌禱-경사스러운 일을 기리어 축하함)의 노래로서 임의 복덕을 비는 내용이다. 이 노래가 궁중에서 불리어졌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의식가의 절차를 갖추기 위해 후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등장하는 임은 개인적 정서와 관계된 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임금과 같은 공적인 존재로서의 임이라는 의미를 짙게 풍긴다.
  2연부터 13연까지는 본사로, 1월부터 12월까지의 풍속에 맞추어 송축과 찬양, 떠나 버린 임에 대한 원망과 한스러움, 그리움 등을 표현하고 있다.
  정월 : 고독과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해빙기에 냇가에 둥둥 떠내려가는 얼음 덩어리가 서로 엉키는 것에서 보며 자신의 고독을 노래하고 있다. 소박하고 단순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고독한 여인의 심정에는 정답게 흘러가는 얼음덩이조차 질투의 대상으로 느껴지고 임없이 지내는 자신의 처지가 서럽게 여겨졌을 것이다.   
  2월 : 연등일(2월 15일)에 높이 켜놓은 등불을 보고, 그것이 임의 모습이며, 그 임은 온 세상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존재로 비유하고 있다.
  3월 : 2월과 같이 잘난 임의 모습의 찬양이다. 3월이 지나면서 핀 늦봄의 진달래꽃 같이 아름다운 임의 인품을 찬양하고 있다.
  4월 : 계절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꾀꼬리와 자신을 찾지 않는 녹사(고려의 벼슬명)를 대조시키면서, 임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서정적 자아의 임에 대한 원망과 한탄을 표현했다.
  5월 : 수릿날(단오. 5월 5일) 아침에 장수를 기원하며 약을 드는 풍습을 통해, 임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6월 : 임에게서 버림받은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 6월 15일은 유두일이라 하여 신라 때부터 동쪽으로 흐르는 냇물에 가서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이 노래는 유두일을 맞아 냇가에 나갔다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빗을 보고 임에게서 버림받은 자신을 한탄하고 있다.
  7월 : 온갖 곡식과 과일을 차려놓고 기원을 올리는 백중날, 임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서정적 자아의 간절한 소망을 빌고 있다.
  8월 : 8월 15일은 한가위(추석)라 하여 우리나라에서 1년 중 가장 즐거운 명절이지만, 사랑하는 임이 없으면 하나도 즐거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임이 없으면 곧 모든 것이 빛을 잃고 무의미해진다고 하여 임에 대한 연모의 정을 노래하고 있다.
  9월 : 고독의 한을 노래하고 있다. 어느덧 중양절(9월 9일)이 되어 국화전을 해먹는다는 노란 국화가 집안 가득 피어났지만 임이 안 계시는 초가가 더욱 쓸쓸하고 외롭게만 느껴진다는 내용이다.
  10월 : 체념과 자포적인 애정을 노래하고 있다. 빨간 보리수 열매를 따 먹은 뒤에는 꺾어 버린 나무를 아무도 찾지 않듯이, 버림받은 자신을 임께서 영영 돌아보지 않는다고 하면서 서러워하고 있다.
  11월 : 뼈를 깎는 듯한 상사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 맨 땅바닥인 봉당 자리에, 얇디 얇은 홑적삼 하나를 덮고 자는 것도 슬픈 일이지만, 그보다 더 서글픈 일은 사랑하는 임과 함께하지 못하고 헤어져 살아가야 하는 자기 신세가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12월 : 이루지 못하는 애정,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아이러니컬하게 노래하고 있다. 자신은 분지나무로 곱게 다듬은 젓가락과 같아서, 임께서 가져다가 물어달라고 밥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나갔는데 엉뚱하게 다른 손님이 가져다가 물어 버렸다는 것이다. 곧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지 못하고 낯선 사람의 아내가 되어 살아가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체념적으로 노래한 마지막 연이다.
<동동>은 각 연의 주제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시상의 흐름이 일관되지 않고 있다. 서사와 2, 3, 5월령은 임에 대한 순수한 송축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 때의 임은 임금이거나 임금처럼 높이 추앙된 공적인 사람일 수 있다. 그러나 4월령은 개인적인 정서를 노래하고 있고, 6, 7, 8월령은 공적 정서와 개인적 정서가 함께 타나나고 있다.
민요풍의 형식으로 되어 잇으며, 후렴구의 '동동'은 북소리를, '다리'는 악기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이다.

 <동동> 정리
* 갈래 : 고려 가요
* 작자 : 미상
* 주제 :
송축과 애련
* 형식 : 송도체, 전13연의 월령체(달거리)
* 의의 : 1)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월령체
             2) 민속 연구의 귀중한 자료
* 기타 : 1) 남녀상열지사로 규정
            2) 동동 : 북소리의 의성어
 * 출전 : 악학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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