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유구곡

고양도깨비 2007. 3. 8. 23:30

 

                                   유                구                  곡

 

비두로기 새난
비두로기 새난  
우루믈 우루대
버곡댱이자 난 됴해
버곡댱이자 난 됴해

비둘기는
비둘기는
울음을 울되
뻐꾸기야말로 나는 좋으이  
뻐꾸기야말로 나는 좋으이

* 옛글자가 지원되지 않아, 아래아는 ㅏ 로, 반치음은 ㅈ 으로 표기함 *

● <유구곡> 배경 설화
  일명 <비두로기>라고도 한다.
예종은 <벌곡조(伐谷鳥)>를 지어서 궁중에 있는 교방 기생(敎坊妓生)들에게 부르게 하였는데, 예종이 지은 그 <벌곡조 노래>가 시용향악보에 실려 있는 <비두로기 노래>일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노래가 지니고 있는 뜻은 "비둘기 새도 울기는 하지마는 뻐꾹새 울음소리야말로 나에게는 참으로 좋더라"라는 것이다. 남들을 감동시키는 일을 두고 '세상을 울린다(鳴於世).'라고 표현하고, 그런 사람을 보고 울기를 잘하는 사람(善鳴者-선명자)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울음이란 새의 울음에 비유된 것이다. 간관(諫官)은 임금의 잘못을 말하는 벼슬아치였데, 임금이 화를 내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고치게 만드는 이를 일등 간관이라고 불렀다. 그 일등 간관을 '봉황새의 울음소리'라고 말한다.
비둘기 새는 가냘픈 소리로 울 뿐만 아니라, 잘 울지 못하는 새이기 때문에 비둘기의 울음소리는 간관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가 하면 맑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면서 오래도록 잘 우는 새가 뻐꾹새이다. 간관의 직분을 게을리 하지 않기 위하여 임금을 보고 곧바로 울어 젖히는 이를 뻐꾹새 간관이라고 말한다. 예종이 자신의 허물과 정치의 잘잘못을 들을 수 있는 길을 넓히고자 하였으나, 간관들이 오히려 임금을 두려워하여 임금의 잘못을 이야기해 주지 않자 그 간관들을 넌지시 타일러 주기 위하여 울기를 잘하는 <뻐꾹새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고려사 악지).
  그러므로 노래의 속뜻은
"나를 간(諫)하는 간관들이 봉황새 간관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뻐꾹새 간관이라도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유구곡> 정리
* 출전 : 시용향악보
* 연대 : 고려 예종
* 형식 : 고려속요, 비연시, 7행
* 주제 :
비둘기 울음을 듣고 싶음
* 의의 : 상저가와 함께 민간 속요의 절조
* 기타 :
'비두로기'라고도 함. 예종이 지었다는 '벌곡조'를 개작한 것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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