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공무도하가

고양도깨비 2007. 3. 8. 23:17
公無渡河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下      임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
                   墮河而死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임이여, 이 일을 어찌할꼬.

    無 말 무, 없을 무  竟 마침내(드디어) 경
     墮 떨어질 타       當 마땅할 당
               奈 어찌 내

● <공무도하가> 배경 설화

  공후인은 조선 진졸사람인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 지었다.
  곽리자고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젓고 있었는데
머리가 센 미친 사람(백수광부) 하나가 머리를 풀고 술병을 낀 채 물살을 헤치며 건너가려 했다. 그의 아내가 뒤따르며 막아보려 했으나 막지 못하고 결국 미친 이는 물에 빠져 죽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를 타며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었는데 소리가 매우 구슬펐는데 노래를 마치고는 스스로 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곽리자고가 돌아와 아내 여옥에게 그 노래 소리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하였더니, 여옥은 이를 슬퍼하여 공후를 타며 그 소리를 그대로 내었는데 듣고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옥은 그 소리를 이웃에 사는 아낙인
여용에게 전해 주었는데 이를 이름하여 <공후인>이라 불렀다.

 ● <공무도하가> 작품 정리
*
출전 : 해동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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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 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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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 : 4언4구체의 한역가, 서정시
* 중심소재 :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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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백수광부의 처, 또는 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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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름 : 공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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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함
*
의의 : 1) 서사시에서 서정시로 넘어가는 시기의 작품
            2) 문헌상 가장 오래 된(최초의) 서정시

● <공무도하가>의 의미

  문헌상 우리나라의 최고(最古)의 서정 가요인 <공무도하가>는 원시 서사 문학에서 개인 서정 문학으로 넘어 가는 과도기에 있는 작품이다.
  이 가요에서 첫 구는 이별의 거부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비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여기서의 물은 임과 사랑을 의미한다. 둘째, 셋째 구는 이별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기서의 물은 임의 부재와 사랑의 종말(둘째 구)과 임의 죽음(셋째 구)을 나타낸다. 넷째 구는 이별의 정서가 나타난다. 결국 이 가요는 정읍사, 가시리, 서경별곡, 진달래꽃 등으로 그 정서가 이어져 오는 한국 정서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 백수광부는 어떤 사람인가?

   이 시가의 배경 설화에 나타난 주인공 백수 광부의 모습이나 행동은 평범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서 상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백수 광부의 기이한 외모나 사건이 발생한 새벽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고려하여 신화적 입장에서 해석하면 그는 일종의 주신(酒神)이라 할 수 있으며, 노래를 부른 후 따라 죽었다는 그의 아내는 악신(樂神)의 성격을 지닌다. 또 백수 광부의 행위를 일종의 황홀경에 든 무당의 모습이라 보고, 강물에 뛰어드는 행위 자체는 죽음을 이기고 새로운 권능을 확인하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해석하여 그의 아내 역시 무당이라 추론하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견해로 모습이나 거동이 예사롭지 않은 점을 보아 죽은 사람이 무당일 것이라고 하는 견해가 특히 주목된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술병을 들고, 미치광이 짓을 하면서 강물에 뛰어들기도 하는 것은 황홀경에 든 무당의 모습이라야 이해가 된다. 강물에 뛰어들어 죽음을 이기고 새로운 권능을 확인하는 의식이거행되었겠는데, 그렇게 하는 데 실패했으니 문제이다. 서툰 무당인 탓이라고 하면 심각한 사태가 가볍게 처리되고 만다. 실패에서 어떤 역사적인 의미를 찾으면서 새로운 견해를 덧보탤 필요가 있다. 무당으로서의 권위가 추락했기 때문에 죽음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고, 그렇게 된 이유가 고조선이 국가적인 체계를 확립하면서 나라 무당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지 못한 민간 무당은 불신되거나 배격되는 사태가 벌어진 데 있었을 법하다. 그 자리에서 공후를 탄 아내도 무당인 것 같으며, 그래서 굿노래 가락에 얹어 넋두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지식산업사,1988

● 노래에 나오는 '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 작품에서 작자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되는 과정을 자신의 감정 변화와 함께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전체 4행 중에서 세 번에 걸쳐 나오는 '물'이라는 이미지는 작자의 감정에 따라 변화하며 작자의 심리적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첫 행에서 작자는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라고 행동의 중지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인 '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작자가 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물'로서 표현된 자신의 사랑인 것이다. 물론 표현된 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물을 건너듯 저버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둘째 행에 나오는 '물'은 그 의미가 조금 더 변화한다. 둘째 행에서 작자는 '임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라고 하여 물을 건너는 임을 묘사한다. 이것은 물을 건너 버린 임과 작자와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다. 언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는, 그저 애절하기만 한 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한편, 셋째 행에서 임은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생과 사의 갈림이자 불가항력인 물로 임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들어간 임을 이제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셋째 행에서의 '물'은 죽음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물'의 이미지는 사랑 → 이별 → 죽음의 의미를 차례로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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