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대및고려가요

구지가

고양도깨비 2007. 3. 8. 23:16
 

거북아, 거북아               龜 何 龜 何
머리를 내놓아라              首 其 現 也

만약 내어 놓지 않으면        若 不 現 也

구워서 먹으리                燔灼而喫也

  龜 거북 구   何 어찌 하    首 머리 수    其 그 기
  現 나타날 현 也 어조사 야  若 만약 약    燔 구울 번
  灼 구울 작   而 말이을 이  喫 먹을 끽

● 구간 등은 왜 <구지가>를 불렀을까?
이 노래가 실려있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여러 사람이 땅을 구르면서 이 노래를 부르자 가락국의 시조가 태어났다고 한다. 구간 등은 자기네들의 새로운 왕을 맞이하기 위해 이 노래를 불렀다.

● 집단 서사무가
  이 노래는 가락국의 건국 신화에 삽입되어 있는 영신군가(迎神君歌-임금을 맞이하는 노래)이다. 설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술적이고 서사적이며, 노래와 춤이 분화되지 않은 집단 서사 무가(舞歌)이다.

● <구지가> 배경설화
  삼국유사에 이 구지가가 전한다.
천지가 개벽한 후로 이 지방에는 아직 나라 이름도 없고, 또한 왕과 신하의 칭호도 없었다. 이 때 아도간(我刀干), 여도간(汝刀干), 피도간(彼刀干), 오도간(五刀干), 유수간(留水干), 유천간(留天干), 신천간(神天干), 오천간(五天干), 신귀간(神鬼干) 등의 구간(九干)이 있었다. 이들 수장(首長)이 백성을 통솔했는데, 대개 1백호 7만 5천명이었다. 그 때 사람들은 거의 스스로 산과 들에 모여 살면서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었다.
후한의 세조 광무제(光武帝) 건무 18년 임인(A.D. 42) 3월 상사일(上巳日)에 (그들이) 사는 곳의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의 이름인데 거북이 엎드린 형상과 같으므로 구지라 했다.)에서 수상한 소리가 불렀다. (구간들과) 마을 사람들 2, 3백명이 거기에 모이니, 사람 소리 같기는 한데 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렸다.
"여기 누가 있느냐?"
구간들은 대답했다.
"우리들이 여기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이냐?"
"여기는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령하여 이 곳에 나라를 새로 세워 임금이 되라 하셨다. 그래서 내려왔다. 너희들은 이 산꼭대기를 파며 흙을 집으면서
'신이여, 신이여, 수로(首露)를 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 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하늘에서) 대왕을 맞이하여 (너희들은) 매우 기뻐서 춤추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그 말을 따라 마을 사람과 함께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었다.
얼마 후, 자주색 줄이 하늘로부터 드리워져 땅에 닿았다. 줄 끝에는 붉은 단이 붙은 보자기에 금합이 쌓여 있었다. 열어보니 황금색 알이 여섯 개가 있는데 해처럼 둥굴었다. 여러 사람은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함께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가 다시 보자기에 싸 가지고서 아도간의 집으로 돌아와서 탑(榻- 깔거나 눕는 좁고 기다란 의자) 위에 두고 무리들은 모두 흩어져 갔다. 12일을 지난 그 이튿날 아침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합을 열어보니 알 여섯이 모두 화하여 어린이가 되어 있었는데, 용모가 심히 컸으며, 이내 평상(平床)에 앉았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절하고 하례하고는 극진히 공경했다. (어린이는) 나날이 자라 열며칠을 지나니 키가 9척임은 은나라 천을(天乙-탕왕)과 같았고, 얼굴이 용안임은 한나라 고조와 같았으며, 눈썹이 팔채(八彩)임은 당나라 요임금과 같았고, 두 눈동자를 가짐은 우나라 순임금과 같았다. 그 달 보름날에 왕위에 올랐다.
세상에 처음 나타났다고 하여 이름을 수로라하고 혹 수릉(首陵-죽은 뒤의 시호)이라 했다. 나라를 대가락(大駕洛) 혹은 가야국(伽倻國)이라고 일컬으니 곧 육가야(六伽倻)의 하나이다.

/ '수로왕'신화 자세하기 알아보기 /

● <구지가> 정리
* 출전 : 삼국유사 (김수로왕 강림신화 중의 삽입가요)
* 연대 : 신라 유리왕
* 형식 : 4언 4구체의 한역가, 서사시
* 성격 : 의식요, 집단가요, 주술요, 노동요
* 다른 이름 : 영신군가(迎神君歌)
* 주제 :
왕이 나타나기를 바람
* 구성
   1 ~2행 : 신의 강림 기원
   3 ~4행 : 주술적 위협

해 가 (海歌)

● <구지가>와 비슷한 작품이 또 있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고대인들은 군중이 모여 합창을 하면 그 뜻이 이루어진다고 믿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주술적 무가(巫歌) 계통의 노래로 신라 성덕왕 때 수로 부인과 관련된 '해가(海歌)'가 있다. 수로부인이 해룡에게 잡혀가자 남편인 순정공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서 불렀다.
'해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龜乎龜乎出水路 (구호구호출수로)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掠人婦女罪何極 (약인부녀죄하극)

         네 만약 어기고 바치지 않으면,      汝若悖逆不出獻 (여약패역불출헌)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入網捕掠燔之喫 (입망포략번지끽)

● <해가> 배경설화

 신라 성덕왕 때에 순정공(純貞公)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도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바위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바다를 둘렀다. 높이가 천 길이나 되고, 그 뒤에 철죽꽃이 만발하여 있었다.
수로가 좌우를 향해
"누구 꽃을 꺽어 올 사람이 없느냐 ?"
하였다. 주위에서 모시던 사람들은 사람이 올라 갈 수 없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마침 그 때 한 늙은이가 암소를 끌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꽃을 꺾어, 노래(헌화가)와 함께 부인에게 바쳤는데, 그 늙은이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그 이틀 뒤에 임해정(臨海亭)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문득 바다에서 용이 나타나서 부인을 끌고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공이 허둥지둥 발을 구르나 계책이 없었다. 또 한 노인이 있어 말하되
"옛날 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고 하니, 바다 속의 물건인들 어찌 여러 입을 두려워하지 않으랴 ? 경내의 백성을 모아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하였다. 공이 말대로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와 도로 바치었다.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 일을 물으니 부인이 말하기를
"칠보(七寶)로 꾸민 궁전에 음식이 맛이 있고 향기로우며 깨끗하여 속세의 요리가 아니다."
라고 하였다. 부인의 옷에서는 세상에서 일찍이 맡아 보지 못한 특이한 향기가 풍기었다.
  수로부인은 절세의 미인이라, 매양 깊은 산과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물(神物)에게 붙들림을 당하였다.    <삼국유사>

● <해가> 정리
* 형식 : 4구체 한역 시가
* 성격 : 주술요, 노동요
* 주제 :
수로부인의 귀환을 기원
* 구성
   1 ~ 2행 : 수로부인의 귀환 기원
   3 ~ 4행 : 소망 성취를 위한 주술적 위협

● '구지가'와 '해가'의 공통점과 차이점

 

구지가

해가

공통점

(거북이를 대상으로 한) 주술적, 집단적 가요, 노동요

차이점

구체적 사건이 없음
왕(신군)의 강림을 빎
현전하는 최고의 무요, 주술성을 가진 국문학 발생 시기의 노동요

구체적 사건이 있음
부인을 되찾음을 기원

 


'노래 > 고대및고려가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가  (0) 2007.03.08
공무도하가  (0) 2007.03.08
정읍사  (0) 2007.03.08
황조가  (0) 2007.03.08
경기체가  (0) 2006.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