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녹양이 천만사 / 이원익

고양도깨비 2007. 3. 10. 01:06

 녹양(綠楊)이 천만사ㅣ들 가는 춘풍(春風) 잡아매며

  탐화봉접(探花蜂蝶)인들 지는 꽃을 어이하리

  아모리 사랑이 중(重)한들 가는 님을 잡으랴

 

☞ 주제 : 회자정리(會者定離)

☞시어 풀이
 * 탐화봉접 : 꽃을 탐하는 벌과 나비

☞ 배경 및 해설
 이 시조에서 초장의 '춘풍'과 중장의 '지는 곳'은 결국 마지막 종장의 '가는 님'을 상징한다.
작자가 임을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은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순리에 따르는 과정이며, 봄에 부는 봄바람이나 때가 되어 지는 꽃잎처럼 모두가 어쩔수 없이 이치에 순행하고 있는 자연의 존재들에게 비유하고 있다. 만남에서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고, 종장에 가서 '사랑이 중요하다고 해도 떠나는 임을 억지로 잡을 수 없다.'며 체념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리고 순리에 따르는 인간적인 너그러움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