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삼동에 뵈옷 입고 / 조식

고양도깨비 2007. 3. 10. 00:56
 

삼동(三冬)에 뵈옷 입고   - 조식

 

  삼동(三冬)에 뵈옷 입고 암혈(嚴血)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볏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 주제 : 임금의 승하를 애도함

☞시어 풀이
 * 삼동 : 겨울의 석 달
 * 뵈옷 : 베옷, 포의
 * 암혈 : 바위굴, 보잘 것 없는 거처
 * 볏뉘 : 햇볕의 기운(곧, 임금의 은총)
 * 해 지다하니 : 해진다 하니, 여기서는 중종의 서거를 뜻함
※포의지사 : 베옷을 입고 있는 선비, 곧 벼슬 않고 지내는 사람

☞ 배경 및 해설
작자는 여러 차례 벼슬을 사양하여, 두류산(頭流山;지리산)에 들어가 학문에만 전념하던 중에, 중종 임금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시조를 지었다.
작자는 산중에 들어가 청빈낙도(淸貧樂道)의 생활을 즐기면서 벼슬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구름 쬔 볏 뉘' 즉 임금의 작은 은혜조차 받은 적이 없지만, 임금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니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초장의 '뵈옷'은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 자신을 나타내고, 종장의 '해지다'는 임금의 승하를 은유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임금이 세상을 떠나니 그 애처로운 마음을 신하의 충의심으로 담아내고 있다.

● 조식(1501 ~ 1572) 호 남명(南溟). 연산군 ~ 선조. 중종, 명종, 선조 때의 명망있는 성리학자로 제자백가에 통달하였으나 벼슬은 전혀 하지 않고 누차의 임명에 사퇴만 하였다. 저서로 남명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