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 (절의가)

고양도깨비 2007. 3. 10. 00:52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   <절의가>

 

  수양산(首陽山) 바라보며 이제(夷齊)를 한(恨)하노라.
  주려 죽을진들 채미(採薇)도 하난 것가.
  비록애 푸새엣것인들 긔 뉘 따헤 났나니.

 

☞ 주제 : 변함없는 절개

☞시어 풀이
 * 수양산 : 수양산이라는 산 이름과 수양 대군(세조)을 의미하는 중의적 의미
 
* 이제 : 백이와 숙제. 중국 은나라 사람들로서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치려는 것을 말리다 뜻을 못 이루고 주의 곡식을 안 먹겠다고 결심하여 수양산에서 고사리만 먹다 굶어 죽었다
 * 주려 죽을진들 : 굶어 죽을지언정
 * 채미 :고사리를 캐어 먹음
 * 하난 것가 :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 옳은가
 * 푸새엣 것 : 절로 나는 풀 같은 것
 * 따헤 : 땅에

☞ 배경 및 해설
성삼문은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를 찬탈하자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극형을 받고 젊은 나이에 죽어간 사육신의 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 시조를 절의가, 혹은 충의가(忠義歌)라고 한다.
이 시조는 세상 사람들이 한결같이 충신이라고 받드는 백이와 숙제가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었음을 원망하며, 자신의 굳은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즉 자신은 차라리 굶어 죽겠다며 자신의 충절이 충신의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백이숙제보다 더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나타낸 것이다.
초장에서 수양 대군을 향해 자신은 백이숙제보다 더 굳은 지조를 지녔음을 밝힌 작자는
중장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고사리(수양대군이 내리는 녹)를 먹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종장에서는 고사리 역시 주나라 땅에서 난 것이 아니냐면서 백이숙제를 한탄하는 동시에, 자신 같으면 고사리마저도 캐먹지 않겠다는 철저한 절의의 정신을 봉주고 있다.

● 성삼문(1418 ~ 1456) 호 매죽헌(梅竹軒).
   집현적 학사로 훈민정음에 관한 사업에 공이 컸다. 세조 원년에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처형 당했다. 사육신의 한 사람. 저서로 성근보집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