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삭풍은 나모 끝에 불고 / 김종서

고양도깨비 2007. 3. 10. 00:57
 

 삭풍은 나모 끝에 불고   - 김종서

 

  삭풍(朔風)은 나모 끝에 불고 명월(明月)은 눈 속에 찬듸
  만리변성(萬里邊城)에 일장검 집고 셔셔
  긴 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거시 업세라

 

☞ 주제 : 나라를 지키는 장군의 용맹스런 기개

☞시어 풀이
 
* 삭풍 : 겨울철 북에서 부는 바람
 * 변성 : 변방의 성. 여기서는 함경도 북방의 육진
 * 일장검 : 긴 칼
 * 파람 : 휘파람


☞ 배경
조선 초기까지 여진족은 함경도 지방을 비롯한 우리의 변방을 자주 침입하였다. 그래서 세종은 김종서를 관찰사로 임명하여 여진족을 물리치고자 하였다. 마침내 여진을 격퇴시킨 김종서는 6진을 개척하고, 그곳을 지키며 호방한 기개를 읊은 호기가(豪氣歌)를 지었다.
북풍이 나뭇가지를 울리고, 흰 눈이 온 천지를  뒤덮은 겨울 달 밝은 밤에, 황량한 변경을 지키며 오랑캐를 노려보고 있는 용맹한 장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겨울 밤이라는 극한 상황과 작가의 호방한 기개를 대비시켜 나라를 사랑하는 작가의 충정을 보여 주고 있다.
초장에서는 북방의 국경 주변이 매우 삼엄함을
중장에서는 국경 넘어 여진 쪽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어 있는 장군의 높은 기상을
종장에서는 긴 휘파람을 불며 큰 뜻을 생각하고 숨을 들이 마시는 용맹스런 장군의 기상이 집약되어, 의연함과 강인함을 읽을 수 있다.
'삭풍'과 '명월'의 대구적 표현으로 겨울 밤 변방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일장검'으로 충천하는 장부의 기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김종서(1390 ~ 1453) 호 절재. 고려 공양왕 ~ 단종.
   세종 때 함경도의 육진을 개척하였고 문종 때 우의정, 단종 때 좌의정이 되었다. 수양대군에 의하여 살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