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풍상이 섯거친 날에 / 송순

고양도깨비 2007. 3. 10. 00:30

풍상이 섯거친 날에   - 송순

 

  풍상(風霜)이 섯거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다마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곳이오양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 주제 : 성은(聖恩)에 감격함

☞시어 풀이
  * 풍상 : 바람과 서리
  * 금분 : 화분
  * 옥당 : 조선시대 홍문관(弘文館)의 별칭
  * 님의 뜻 : 절개 있는 신하
  * 알괘라 : 알겠도다
  *
일명 : 자상특사황국옥당가(自上特賜黃菊玉堂歌)

☞ 배경 및 해설
 명종(明宗)이 대궐의 국화를 꺾어 홍문관(弘文館)에 보내고서, 이것을 소재로 노래를 지어 바치라고 하였다. 그러나 홍문관 관원들이 마땅히 지을수가 없어서 숙직을 하고 있던 송순에게 부탁하여 지어 올렸더니, 임금이 크게 기뻐하고 상을 내렸다는 일화가 있다.초장의 '풍상'은 시련과 역경을 나타내며, '금분'에 담은 사군자 중의 하나인 '국화'는 정성스럽게 간직하며 지켜나가야 하는 지조를 상징한다. 한때 피었다가 쉽게 지는 도리꽃과 대조를 이룬 국화는, 역경에서도 절개와 도리를 지켜 충성된 신하가 되라는 뜻으로 임금이 보낸꽃이다.

 ● 송순(1493 ~ 1583) 호 면앙정. 성종 ~ 선조. 벼슬은 명종 때 우참찬을 지냈으며, 치사하고 담양에 내려가 독서와 가곡으로 세월을 보냈다. 기촌집과 면앙정가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