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구름이 무심탄 말이 / 이종오 (우국가)

고양도깨비 2007. 3. 9. 23:47

  구름이 무심탄 말이 - 이존오   <우국가>

 

   구름이 無心(무심)탄 말이 아마도 허랑(虛浪)하다.
   中天(중천)에 떠 이셔 任意(임의)로 다니면서
   구태여 光明(광명)한 날빛을 따라가며 덮나니.

 

☞ 주제 : 간신 신돈의 횡포를 풍자

☞시어 풀이
  
* 구름 : 간신(여기서는 요승 신돈)
  * 허랑하다 : 믿기 어렵다
  * 중천 : 조정 (임금의 총애를 한 몸에 지닌 높은 권세)
  * 날빛 : 햇빛. 임금(공민왕)의 총명함


☞ 배경 및 해설
 
고려 말, 공민왕의 총애를 받는 신돈이 정치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작가는 신돈을 비난하는 상소문을 올렸다가 투옥되었는데, 이 작품은 그 때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혼탁한 정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작가가 그런 자신의 마음을 풍자적인 기법으로 드러내고 있어 당시의 정치적 풍토가 잘 반영되어 있다.
중장에서 구름이 제 마음대로 떠다닌다는 것은 간신 신돈의 횡포에 대한 우의적인 표현이다.
종장에서 구름이 밝은 햇빛을 덮는다는 것은 신돈이 임금을 따라다니면서 총명을 흐리게 한다는 뜻으로, 간신들이 임금의 선정(善政)을 방해하고 있는 정치적 현실을 비유한 말이다.

● 이존오(1341 ~ 1371) 호 석탄. 고려 충혜왕 ~ 공민왕.
    벼슬이 우정언에 이르렀다. 신돈의 횡포를 탄핵했다가 좌천되고 후에 은퇴하여 나이 31세에 분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