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지세(騎虎之勢)
: 호랑이를 올라타고 달리는 기세
/ 중도에서 그만둘 수 없는 형세
남북조 시대 말엽에 북조 최후의 왕조인 북주(北周)의 선제(宣帝)가 죽자,
재상 양견(楊堅)은 즉시 입궐하여 국사를 총괄했다.
외척이지만 한족(漢族)이었던 그는 일찍이 선비족(鮮卑族)이 세운 왕조를 타도하고자 기회를 노리던 바, 이번에 모반을 꾀하고 있을 때 이미 양견의 뜻을 알고 있는 아내 독고(獨孤) 부인이 글을 보내왔다.
'당신은 이미 호랑이를 올라타고 달리는 기세이므로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일입니다[騎虎之勢 不得下].
만약 도중에서 내리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호랑이와 끝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시오소서.'
이에 용기를 얻은 양견은 나이 어린 정제(靜帝)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문제(文帝)라 일컫고 국호를 수(隋)라고 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589년, 문제는 남조(南朝) 최후의 왕조인 진(陳:557∼589)나라마저 멸하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했다.
- 수서(隨書) 독고황후전(獨孤皇后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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