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불교 이야기

복짖기와복받기

고양도깨비 2006. 12. 13. 21:54
 
 
        

힘들고 괴로울땐 복짓는다 생각하고
행복하고 기쁠땐 복줄어든다 생각하라



은사스님을 시봉하다보면 크신 스승의

그늘 위에서 큰 가르침을 얻게 마련이다.

은사스님께서 나뿐 아니라 신도님들께도

가장 잘 하시는 법문 중 하나가 복 짓고 받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셨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일체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두 가지로

그 마음을 돌려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인데, 힘들고

괴로운 상황은 복을 짓는 일이며 행복하고 즐거운

상황은복을 받는 일이라고 말이다.



첫째, 힘들고 괴롭고 하기 싫은 일이 생기거나,

내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이 느껴질 때, 억울함을 당했을 때,

그리고 내가 한 일의 양에 비해 적은 보수를 받았을 경우

등 이처럼 힘들고 괴로울 때 그 마음을 항복 받기 위해

지금의 이 상황을복을 짓고 있구나하며 대 긍정으로

그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말씀이다.

당장은 손해보며 괴롭겠지만 그것이 바로 복을 짓는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둘째로 내가 한 것보다 많은 양의 보수와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껴질 때 이 때에도

그 기쁜 마음에 들떠있기 보다는 그 들떠있는 마음을

항복 받기 위해 이것이복을 받고 있구나하며 크게 돌려

그 행복감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은사 스님들께서는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이 두 가지 생활 중에

5분의 4복을 짓는 생활을 그리고 5분의 1

복을 받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복을 받는 것은

저축했던 것을 쓰는 생활이요, 복을 짓는 것은 저축하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힘들 때는 복 짓는 것, 행복할 때면 복 받는 것

이처럼 생활한다면 우리 생활의 양극단인 괴로운 삶과

즐거운 삶 모두를 잘 조복(調伏) 받을 수 있지 않겠나.

이렇듯 일체의 행위, 일체의 상황을 복 짓고 받는

두 가지로 돌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밝아 질 것이다.

어떤 상황도 이 두 가지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없기 때문.

복 짓는 생활은 그 순간 고통이 따르지만 크게

보면 밝고 복된 일이며, 복 받는 생활은 그 순간 행복하고

기쁘지만 그동안 저축해 놓았던 복을 까먹는 일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내 주위를 환경을 그리고 사람들을

탓하기보다는복 짓는 일이구나

하며 마음을 다스릴 일이다.

이와 같이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그 어떤 경계라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힘겹고 괴로운 일은복 짓는 일행복하고 편한 일은

복 받는 일이라고 한다면 어찌 복 받는 일에만 행복해

하겠는가. 오히려 힘들고 고된 일을 하며복 짓는 일

이라는 데에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 닦는 수행자에게 이 세상은 참으로 밝은

수행터이며 복밭이 되지 않겠나.

삶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거움과 괴로움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즐겁다고 거기에 빠져 나태할 것도 아니고, 괴롭다고

그 상황에 빠져 좌절할 일만도 아니다.

그렇기에복짓기 복받기설법이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는 여여한 삶에 대한 밝은

수행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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