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라인 물갈이?… 북한은 숙청 중

고양도깨비 2008. 2. 11. 14:56

                                                                                                                               2008년 2월 10일 (일) 03:06   조선일보

대북라인 물갈이?… 북한은 숙청 중


정상회담 북측 주역 최승철, 공식석상에서 사라져 경협사업 간부들도 잇단 경질… "체제 단속 의도"

북한이 작년 하반기부터 대남(對南)·대외(對外) 업무 담당기구들에 대해 전면적인 사정(司正)과 검열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특히 이번 검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장으로 있는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2007 남북정상회담의 북측 주역인 최승철(53)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지난 12월 대선 이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한 정보 당국자는 "최 부부장이 최근 통전부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감찰과 관련, 직무정지를 당했다는 첩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했다. 최 부부장은 작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었을 때 마중 나왔던 사람이다. 최 부부장뿐 아니라 통전부 대남라인 간부들도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 부부장 등이 정상회담을 밀어붙이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정권이 바뀌더라도 합의된 경협 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했는데 상황이 달라지자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정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대남 일꾼들을 갑자기 감사해 긴장하게 만드는 식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스타일"이라며 "최 부부장 등이 3~4개월 '집중 교육'을 받고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비자금 책임자와 대남 경제협력 사업을 총괄하는 간부들도 잇달아 경질됐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선대성총국 총국장은 140만 달러를 횡령했다가 작년 가을 경질됐다.


민간 차원의 대남 경협을 총괄하는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정운업 회장도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작년 11월 검찰소(검찰에 해당)에 끌려가 풀려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특히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은 최근 소식지에서 "북한 장생무역총회사 김철 사장이 남한에 선철(쇳덩이)을 판매한 혐의로 작년 8월 구속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자는 "올해는 김 위원장의 총비서 추대 10주년이고, 북핵 문제가 고비를 맞고 있는 만큼 체제를 단속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햇볕정책과 '코드'가 맞던 라인으로는 대남·대외정책의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 39호실=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외화벌이를 주도하는 기구로 1974년 만들어졌다. 39호실은 외화벌이 전담기구인 국영무역회사 대성총국을 앞세워 마약·밀수·돈 세탁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생무역총회사=함북 청진시 김책제철소에 있으며 중국에 선철(쇳덩이), 열강판, 파철 등을 판매한다. 그 돈으로 제철소 원료와 식량난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