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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유지로 50억 사회환원 "광주 미망인"

고양도깨비 2007. 6. 18. 10:46

                                                                                                                                 2007년 6월 17일 (일) 13:08   연합뉴스

                           <남편 유지로 50억 사회환원 '광주 미망인'>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남편과 사별한 40대 여성이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50억원을 출연, 복지법인을 설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1일 복지법인 '권동식 아벤티노 재단'의 설립을 허가했다.

이 재단은 지난해 12월 지병으로 숨진 권동식씨의 뜻을 기려 권씨의 아내 A(49)씨가 설립했다.

타이어 제조회사에 다니던 권씨는 광주 하남산단에 타이어 관련 부품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 20년 가까이 운영한 끝에 무역의날 수출상을 받을 만큼 튼실하게 성장시켰다.

나날이 성장해 가는 회사에 미련이 생길 법도 했지만 A씨는 "돈을 벌어 어려운 사람들 돕고 싶다"고 생전 입버릇 처럼 말했던 남편의 뜻에 따라 남편이 숨지기 직전 이 회사를 처분했고 매각대금의 대부분인 50억원을 법인에 출연했다.

A씨는 이도 모자라 지난달 31일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1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법인은 기금 가운데 20억원을 운영비로 적립하고 30억원에 대한 이자 수입으로 자치단체의 추천, 공모 등을 통해 선정한 복지시설을 도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선행은 A씨가 다니는 서구 염주동 대건성당 신자들, 광주시 공무원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정작 A씨는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11일 시장실에서 법인설립 허가증 교부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A씨가 참석을 거부해 무산되기도 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남을 돕는 일을 시작도 하기 전이고 배워가는 단계라서 굉장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인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훗날에는 실버타운 등 시설복지법인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