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세상

" 서울 중앙 지검 1004호실의 비밀 "

고양도깨비 2007. 3. 8. 11:33
'서울 중앙 지검 1004호실의 비밀'

'처음에는 1004호를 천사로 잘못 알아 들었습니다. 서울 중앙 지검 천사실이 아닐까요'

서울 중앙 지검 외사부가 때아닌 사람찾기에 나섰다. 2년간 어려운 환경에 있는 중학생들에게장학금을 전달해온 '숨은 천사'가 그 주인공이다.

검찰의 숨은 천사 찾기는 지난달말 검찰청으로 날아온 2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됐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서울 창북중학교 김준용 군과 이윤선 양은 서울 중앙 지검 1004호실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중학교 2학년 초부터 '서울 중앙 지검 1004호실'이라는 이름으로 장학금을 받은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양은 편지에서 "2학년 초인 지난 2004년 초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게 됐으며,처음에는 '1004호'를 '천사'로 들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1004호실에 있는 분들에게 2년 동안의 고마움을 편지로 남기게됐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서울 중앙 지검 1004호실은 현재 외사부 검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조사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아니다. 그래서 서울 중앙 지검 외사부는 누가 2년동안 숨은 선행을 했는지 색출(?)작업에 나서게 된 것이다.

서울 중앙 지검 이영렬 외사부장은 "부 검사들과 직원들을 상대로 선행자를 찾고 있지만, 그런 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봉속에 수년간 선행을 해온 것을 보면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창북중학교 관계자는 "2003년 이후 매달 30만원씩 돈을 보내왔으며, 학교에서는 분기별로 학생들을 선발해 1인당 30만원씩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장학금을 건넨 독지가가 검찰 직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체인지 개인 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기자의 취재가 시작된 뒤 선행의 주인공과 다시 통화를 했지만, "이런 일은 조용히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해 왔다"고 말해 더 이상의 취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박봉 속에도 수년간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는 '얼굴 없는 검찰 직원(들)'의 조용한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던져 주고 있다.

'누굴까?'서울 중앙 지검 1004호'에 얽힌 비밀... 정말 궁금하다. 
2006년 3월 8일 (수) 12:57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