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진타오 후계구도

고양도깨비 2007. 3. 14. 19:16
중국공산당(중공) 16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6기 5중전회)가 8~11일 나흘 동안 비공개로 베이징 징시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5중전회는 지난해 9월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물려받은 후진타오(63) 총서기가 당·정·군 3권의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처음 주재하는 회의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후진타오의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초안이 어떻게 마련될지도 이번 회의의 관심사다.

 

후진타오 후계구도 드러날까=당 고위직 인사에서는 거취가 주목되는 두 사람이 있다.

 

첫째는 후 총서기가 자신의 후계자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커창(50·사진) 랴오닝성 당서기다. 그가 이번에 베이징의 요직을 차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지도부에 유일하게 맞서온 ‘상하이방’의 맹장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의 좌천 여부도 관심거리이다.

 

후 총서기는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리커창을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시킴과 동시에 당 중앙판공청을 맡겨 ‘제5세대 지도부’의 핵심인물로 키울 방침이라고 <로이터>가 당 고위 소식통의 말을 따 전했다.

 

당 중앙의 모든 사무 처리와 문서 초안 작성을 담당하는 중앙판공청은 당 내부 사정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중앙판공청 주임인 왕강(63)은 장쩌민계 인물이다.

 

후 총서기는 또 장쩌민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의 맹장인 천량위 당 서기 대신 자신의 공청단 인맥인 여성 지도자 류옌둥(60) 당 중앙통일전선부 부장을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런 선전포고형 인사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계획’에서 ‘청사진’으로=또다른 주요 안건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1차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5개년 규획’ 초안을 확정하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계획이 아닌 규획이란 용어를 쓴 것이다.

 

영어로는 ‘블루프린트’(청사진)라고 번역됐다. 국가 주도의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연상시키는 ‘계획’ 대신 ‘청사진’이라 부름으로써 시장친화적 정책을 편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배려다.

 

초안 작업을 진행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의 과제소조는 ‘규획’ 기간(2006~2010년) 동안 노동집약적, 자원 고소비형 성장에서 기술집약적, 인력·자본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 등 10가지를 전략목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중공 당국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 극심한 빈부격차와 이로 인한 주민의 집단행동 등 격화일로를 걷고 있는 사회모순을 완화시키는 문제다.

 

판헝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종합개혁국장은 11차 5개년 규획과 관련해 “21세기 첫 20년은 중국 경제의 ‘황금 발전기’이자 동시에 ‘모순 돌출기’”라며 “제도 개혁을 더욱 심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홍콩 <대공보>가 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