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거와 현재의 공존 /벤츠와마차

고양도깨비 2007. 3. 14. 19:15
 창문너머로 보이는 메마른 나뭇가지는 봄의 태동을 알리려는 듯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경의 낮 최고기온은 20도를 웃돌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모처럼만에 따뜻한 햇볕을 쬐며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봄의 기운을 한껏 만끽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여 북경의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광경이 있답니다.

   바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중국의 또 다른 단면을 볼 수 있는 "벤츠와 마차" 입니다.


   한쪽에서는 힘겨운 생계를 위해 말마차를 끌고 ‘달그닥 달그닥’ 어디론가 달려가고, 한쪽에서는 화려한 꽃 장식을 한 벤츠 자동차가 결혼식 장소를 향해 ‘부웅~’ 힘차게 달려갑니다. 


   사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마차는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북경의 대로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운송수단(?)이었답니다. 물론 북경 교외 지역의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나 과일 등을 싣고, 아침 일찍 시내로 나와 판매하기 위한 수단이었지요.

   지금도 어떤 농민들은 마차를 이용해 북경시내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실어 나른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차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대량으로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트럭이 그 자리를 대체하였지요. 그래도 북경 시내의 외곽지역에서는 아직까지도 마차가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한편, 북경, 상해, 광주 등의 대도시를 포함한 중국에서는 극심한 빈부의 격차로 인해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등의 외제 자동차가 대로를 누비며 활보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답니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력이 있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자동차의 가격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데다, 특히 외제차는 세금 및 부품의 가격이 부가되어 아무래도 유지비가 더 든답니다.

   아무튼, 이렇게 상당한 재력을 가진 인구수가 한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자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의 거대한 인구 비율로 따진다면 힘없고 가난한 평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중국 경제의 기간산업이 되는 농업과 공업의 노동인구를 대표하는 농민과 노동자가 신(新) 중국 성립 초기에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답니다. 하지만 개혁, 개방이후 점차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경제 체제 속에서 빈부 격차 역시 점차 가속화되고, 이제 농민과 노동자들은 경제의 중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북경의 대로변에서 목격하게 되는 벤츠와 마차 역시 중국의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주는 한 단면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블로그 부부는 화려한 벤츠보다 정겨운 마차를 더 타보고 싶습니다.


   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중국의 새로운 단면을 한 번 느껴보세요!

 

   멋진 장미꽃 장식을 달고 결혼식 차량으로 변신한 “벤츠”가 신부(新婦)를 싣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네요.

 

   이번에는 “아우디”가 빨간 풍선을 단 들러리 차량으로 변신 했네요.

 

   앞부분을 빨간 장미로 만든 하트 모양 장식으로 화려하게 수놓은 “링컨 콘티넨탈”.

   신랑과 신부를 태우고 결혼식 당일 날 시내를 자랑스럽게 돌아다닌답니다.

 

   자~ 이번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브랜드(?) 차량인 말표 “조다쉬(馬)” 입니다. 하하~ 

 

   사실, 인류 역사상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오래되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 바로 마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북경의 대로변에서는 아직까지도 이러한 마차가 종종 눈에 뜨입니다.

   무슨 용도의 마차일까요?

  

   바로 젋은 부부가 생계를 위해, 양파 등 채소를 실어 와서 판매하기 위한 운송 수단이군요.     

   한낮의 뜨거운 햇볕에 그을린 주인아저씨의 피부가 말의 색깔과 비슷해졌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서는 방금 벌은 돈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계시네요. 어서 빨리 좋은 값에 떨이로 팔아버리고, 해가 지기 전에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참외과의 과일인 “이리샤바이(伊麗莎白 - 엘리자베스)”를 실은 마차입니다.

   주인아저씨는 한낮의 더위에 지치셨는지, 마차 위에 기대어 앉아 풀을 뜯고 있는 백마(白馬)를 쳐다보고 계시네요. 

    흰말의 앞머리가 '갓난이 머리' 스타일로 잘 다듬어져 있군요.

 

   빨간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스포츠 운동화로 단장한 아저씨를 선두로, 긴 마차행렬이 지나가고 있네요.

   해 질 무렵인지라, 모두들 아침 일찍 실어갔던 물건을 처분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모양입니다. 하루의 일과가 너무나도 고단했는지, 모두들 어깨가 쳐져 있네요. 힘내세요~

 

   지금 마차를 몰고 가는 마부의 손에는 채찍이 들려 있습니다.

   한편, 지금 벤츠를 타고 가는 어느 부자의 손에는 붉은 와인 잔이 들려 있습니다.

   과연, 누구의 손에 보다 진정한 행복이 담겨져 있을까요?


   갑자기 “10원을 가진 사람은 10원에 만족하지만, 990원을 가진 사람은 1,000원을 채우기 위해 10원 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의 전부를 빼앗는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