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 고대 복장은 / 대장금의 옷

고양도깨비 2007. 3. 14. 18:57
중국에서는 현재 당(唐)나라 시대에 여성들이 입었던 '한복(漢服)'을 '한복(韓服)'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 크게 히트한 드라마 '대장금' 등 한국 사극의 영향이 크다.

 

지난 5일 수도 베이징 시내에 있는 쯔주위안(紫竹院)공원에서는 '한복(漢服. 이하 '중국 고대복장'으로 표기)'을 차려 입은 20여명의 남녀 대학생이 공원에 놀러나온 시민들과 '화살 던지기' '계란 던지기' 같은 전통 민속놀이를 하고 있었다.

 

대학생들은 중국 고대복장을 장차 자기 학과복(學科服)으로 만들자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들. 시민들과의 놀이를 통해 중국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일종의 문화선전활동을 한 셈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입은 진(秦)나라, 한(漢)나라, 당(唐)나라 등 중국 고대복장을 본 몇몇 시민은 "저게 무슨 옷이지? 대장금 옷인가?"라고 말했고 이같은 시민들의 반응에 담당 디자이너와 학생들은 가끔 그런 오해를 받는다고 시인했다.

 

디자이너는 "허리 높이 입는 이런 종류의 치마는 당나라 때 일반 부녀자들이 보편적으로 입던 옷이지만 현재 TV에서 보는 한국 복장과 아주 비슷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옷을 한복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신경보에 밝혔다.

 

이날 활동에 참가한 한 학생도 "이 옷을 입고 학교에 가면 비슷한 오해를 살 때가 많다"고 밝히고 "우리들이 입고 있는 옷은 역사학과 교과서와 출토된 문화유물 사진 등의 자료를 근거로 디자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이 사례에서 보듯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몰이와 이로 인한 한복 유행추세가 어느 정도 자극제로 작용한 것이 분명한 이른바 '한복(漢服) 사랑'열기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고대복장을 주제로 한 사이트, 토론방, 동호인모임, 전문 사진관, 전문 매장이 생기고 대학 학위수여식 복장을 전통적인 고대복장으로 만들자는 주장,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선수단의 유니폼을 고대복장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월 대보름 날(중국인들은 元宵節이라고 부름)인 지난 2월12일 대장금 방영으로 대박을 터트린 후난(湖南)위성TV의 고장 창사(長沙)에서는 6명의 청년이 한복을 입고 거리에 나서 눈길을 끌었으나 그들이 받은 질문은 "이거 한복(韓服)이죠?"하는 것뿐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근 세계원예박람회가 개막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는 동호인들이 한복 차림으로 거리에 나갔을 때 듣는 말이 "판촉활동이냐?" "결혼사진 찍느냐?" "연극을 하느냐?" "이거 한복(韓服)이냐?" "일본사람이냐?" 등 5마디 가운데 하나라고 소식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고대복장 바람이 대중화하고 있는 것같은데, 이는 한국 드라마의 유행으로 한복이 일종의 패션 기본요소로 자리잡음에 따라 그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쉽게 중국인의 민족정서를 불러일으키고 '한(漢)'의식을 흔들어 깨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