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고려및조선시조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절의가/연군가)

고양도깨비 2007. 3. 10. 00:38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절의가> <연군가>   

 

  천만리(千萬里)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희옵고
  내 마음 둘 듸 없어 냇가의 안자시니
  져 물도 내 안 같아여 우러 밤길 녜놋다.

 

☞ 주제 :임금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연군)

☞시어 풀이
  
* 여희옵고 : 이별하고
  * 고운 님 : 사랑하는 님. 여기서는 단종
  * 물 : 작작의 감정이 이입된 공간적 배경
  * 내 안 : 내 마음
  * 녜놋다 : 가는구나


☞ 배경
 
세조가 단종의 왕조를 빼앗은 후, 사육신의 단종 복위가 드러나자, 그 책임을 단종에게 전가시켜 어린 그를 영월로 유배시켰다. 그 때 작자가 의금부도사로서 호송을 담당하였다. 이 작품은 단종을 호송한 다음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울적한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초장의 '천만 리'는 나이 어린 단종과 이별한 슬픔의 깊이를 극대화한 표현이며
중장에서 작가는 임과 이별한 슬픔을 달랠 길 없어 시냇가에 앉았다가,
종장에서 냇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 단종을 유배지에 두고 떠나는 슬픈 심정을 읊조릭 있다.
'고운님 여희옵고'에는 불의에 희생된 어린 임금에 대한 충성심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내 마음 둘 듸 없어'는 단종을 유배지로 압송해야 하는 자신의 사명은 다했지만 임을 자신의 손으로 유배지에 호송하고 돌아오는 괴로움으로 인한 마음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 왕방연 : 세조 3년(1457)에 폐위된 단종이 강원도 영뤌로 유배될 때 의금부도사로서 호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