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와 글

꽃이 향기를 다 버리고 났을 때

고양도깨비 2007. 1. 7. 00:22
                   

 

 


               꽃이 향기를 다 버리고 났을 때 꽃은 제 이름을 잊어간다.

 

               뙤약볕도 뜨겁던 지난 날의 오후,

 

               씨앗들이 딱딱하게 여물어 갈 때 꽃은 비로소 제 존재를 아는 것이다.

 

               꽃은 그냥 향기를 버리는 게 아니다.

 

               향기를 버리고 났을 때의 허무함을

 

               텅 빈 씨방에 꼭꼭 채우며 마음 속 외로움을 잊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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