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세상

5년 모은자료......800만 회원e메일....네띠앙과 함께 사라지다.

고양도깨비 2006. 12. 18. 00:07
5년모은 자료…800만회원 e메일…‘네띠앙과 함께 사라지다’"
[동아일보]


인천에 사는 전모(41) 씨는 5년 전 포털 사이트 네띠앙에 인터넷 정보공유 사이트를 만들었다.

출혈이 시작되면 피가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혈소판무력증)을 앓는 아들(8)을 위해서다.

전 씨는 그동안 이 사이트를 통해 혈소판무력증 환자 및 가족들과 투병 경험담 및 정보를 함께 나누며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사이트가 지난달 18일부터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네띠앙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 e메일, 홈페이지 이용 못 해

지난달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한 네띠앙의 e메일 및 홈페이지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네띠앙의 등록 회원은 800만 명, 홈페이지 이용자는 8만 명에 이른다.

특히 네띠앙 서버를 통해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수년간 모아 놓은 자료들을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개인 사용자의 일기(日記)와 가족 사진, 사업 자료 등 수많은 자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심각한 상황이다.

애완용 새 ‘카나리아’를 판매하는 김모 씨는 “인터넷에 저장된 주문자와 입금자 연락처를 조회할 수 없어 졸지에 사기꾼이 되게 생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법원 결정 전 데이터 못 넘겨줘”

네띠앙은 몇 년 전부터 경영난에 시달려 오다가 올해 7월까지 인터넷 호스팅 요금을 1년 치 이상 체납했다. 이에 따라 호스팅 서비스 업체 아이네트호스팅은 7월 말의 1차 접속 중단에 이어 지난달 18일 최종 접속 중단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이용자들에게 자료를 내려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5일간 재접속을 허용했으나 네띠앙 측이 대량으로 데이터를 빼내려 한다는 이유로 재접속 시작 8시간 만에 다시 접속을 끊었다. 공교롭게도 네띠앙은 25일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들은 현재 모두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네띠앙이 문을 닫기 직전 홈페이지 사업을 넘겨받은 큐베이스(newmyweb.com)가 복구 작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관련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

아이네트호스팅 측은 5일 “개인 정보 보호 등을 위해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다른 사업자에게 데이터를 넘겨줄 수 없다”고 밝혔다.

○ 비슷한 사태에 대한 대비 필요

이번 사건은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얼마나 많은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원래 서비스를 중단하려면 30일 전에 사용자들에게 공고를 하게 되어 있다”며 “네띠앙의 규정 위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네띠앙 이용자들은 접속 중단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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