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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평생모은 4.000만원 장학회에 기부

고양도깨비 2006. 12. 14. 22:11

2006년 11월 28일 (화) 17:28   한국일보

위안부 할머니 평생 모은 4,000만원 장학회에 기부


'아름다운 기부'

일본군대 위안부 출신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불우이웃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서울 강서구는 28일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던 황금자(82) 할머니가 어려운 사람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강서구장학회에 전 재산 4,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함경도 출생인 황 할머니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17세 때 일본군에게 끌려가 21세까지 혹독한 위안부 생활을 했으며 이후 귀국, 서울에서 남의 집 식모살이 등을 하다 1994년 등촌동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매달 위안부 생활안전자금(74만원)과 기초생활보장금(34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해 오던 황 할머니가 먹는 것, 입는 것 아껴가며 모은 전 재산을 내놓기로 한 것은 사회복지사 김정환(41)씨의 영향이 컸다.

2003년 강서구 등촌3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위안부 생활의 악몽과 환청에 시달리며 매일 같이 동사무소를 찾아와 한 맺힌 사연들을 늘어놓던 황 할머니에게 말동무를 해주며 조심스레 다가섰다. 황 할머니는 김씨를 친자식으로 여기고 “내가 죽으면 내 재산을 모두 너에게 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황 할머니는 올해 1월 김씨가 강서구 가양동사무소로 옮기자 건강이 악화해 자리에 드러눕고 말았다. 병중에도 “소중히 모은 돈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곳에 쓰자”는 김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결국 황 할머니는 8월 김씨를 찾아가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다.

안경호 기자 k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