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발효 식품의 선진국
우리 민족은 발효 식품의 왕국이요, 발효 음식 문화의 선진국이다. 김치의 종류만 해도 배추 김치 · 무 김치 · 백김치 · 총각김치 · 동치미 · 알타리 김치 · 박 김치 · 더덕 김치 · 오이 소박이 · 고들빼기 김치 등 수백 가지가 넘고, 된장도 메주 된장 · 청국장 · 담북장 · 막장 등 다양하다. 또 간장 · 고추장 · 식초 · 젓갈 · 장아찌 · 절임 · 식혜 · 탁주 · 막걸리 · 청주 · 소주 등 발효의 범주에 드는 음식만도 수없이 많다. 아무튼 손끝 하나로 갖가지 발효 음식의 맛을 빚어내는 우리나라 사람 하나하나는 발효에 대해 무궁무진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지식인이다. 더 나아가서는 비록 무학의 촌로라 할지라도 우리나라 사람은 발효 실력에 관한한 서양의 미생물학자보다 훨씬 앞서 있는 공학자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의 밑바탕에는 발효 공학에 대해 엄청난 지적 자산이 있다. 그리고 수천 년에 걸쳐 축적된 발효 기술은, 그 연륜으로나 다양성으로 볼 때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 지적 자산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여 식품과 의약품과 지적 상품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반도체나 자동차의 수출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대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발효'하면 전 세계인이 한국을 떠올릴 만큼, 한국의 대표적 상품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것이라면 맹목적으로 평가절하한 채, 지적 자산의 활용에 대해 소홀히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다른 나라들은 맥주 · 포도주 · 유산균 발효유 등 자국 내의 발효 식품을 십분 활용하여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소홀히 한 사이 김치나 된장마저도 종주국이 일본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 발효와 부패의 차이
▶발효: 발효는 미생물을 이용한 식품 가공법이다. 즉 미생물을 이용하여 고분자 구조의 유기체 조직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저분자 구조로 만드는 한편, 효소를 풍부하게 생성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발효의 조건이 되면 유기체가 유기물질의 상태로 유지되어 섭생이 가능하므로 발효는 식품 보존법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부패: 그런데 발효와 비슷한 개념으로 부패가 있다. 부패 역시 미생물이 고분자의 유기체를 저분자로 분해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유기체가 유기물질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기물질로 바뀐 게 발효와는 다른 점이다. 이렇게 무기물질로 바뀐 걸 먹으면 식중독 현상이 나타나므로 부패는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듯 발효와 부패는 유기체가 미생물에 의해 삭혀지거나 썩혀지는 현상이란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어떤 조건에서는 유기체가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기물질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어떤 조건에서는 유기체가 무기물질로 바뀌어 흙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발효와 부패의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발효 조건의 물질: 그렇다면 유기체를 유기물질의 상태로 유지케 해 주는 발효의 조건이 관건인데, 이 세상의 물질 중에서 발효의 조건을 이루게 해 주는 일차적인 물질은 단 두 가지이다. 그것은 바로 염분과 당분이다. 그 사실은 천일염에 절여 둔 채소나 황설탕에 재어 둔 과일이 부패되지 않고 발효되는 것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참고로 식초나 알코올에 유기체를 담가 두어도 유기체가 부패가 되지 않고 발효가 되는데, 식초나 알코올은 염장 발효나 당화 발효의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발효의 조건을 이루어 주는 이차적인 물질이라 할 수 있다.
◈ 발효 식품은 최고의 생명 공학
이런 발효 식품의 가치와, 발효의 조건을 이루어 주는 염분과 당분의 가치와, 발효의 의미는 생명 공학의 측면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미심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을 지켜 주는 방법이요, 생명을 지속시켜 주는 방법이요, 무병장수를 이루어 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발효 식품의 가치: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발효 식품은 부패되지 않는 조건을 가진 식품이다. 또한 고분자 구조의 유기체가 저분자 구조의 유기물질로 부드럽게 이완된 상태의 음식을 말한다. 그리고 효소의 보물 창고라 할 만큼 소화효소 · 생화학효소 · 해독효소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효소가 풍부하게 증식된 음식을 말한다.
이런 발효 식품의 가치는 부패되지 않는 식품이므로 사람이 섭취한 후 체내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안전한 식품이란 데 있다. 또한 체내에서 발효 환경을 조성해줌으로써 인체 조직이 부패되지 않도록 해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기물질이 부드럽게 이완되고 각종 효소가 풍부하게 증식된 식품이므로 완전 소화 흡수가 가능하여 체내에 노폐물과 독소가 남을 염려가 없는 완전한 식품이기도 하다.
▶염분과 당분의 가치: 한편 염분과 당분은 앞서 언급했듯이 부패되지 않는 조건을 이루어 주는 물질이다. 그리고 발효는 유기체가 부패되지 않고 유기물질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발효의 조건을 이루어 주는 염분과 당분의 가치와, 발효와 부패의 의미는 인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사람이 중병이 들었다는 것은 인체 조직이 썩어 간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죽는다는 것은 유기물질인 인체 조직과 몸뚱이가 무기물질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부패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반면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고 생명을 지속한다는 것은 유기체인 인체 조직이 유기물질의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유기체가 부패되지 않고 유기물질의 상태로 지속되는 발효는 곧 생명을 의미하고, 발효 환경을 조성해 주는 염분과 당분은 곧 생명을 지속시켜 주는 물질을 의미한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은 음식을 섭취할 때 싱거울 경우 본능적으로 미각을 발동시켜 간을 맞춰 달라고 염분 섭취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섭취된 음식이 체내에서 부패되지 않도록 하는 생명 작용이기도 하고, 유기체인 인체가 부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생명 유지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무병장수의 핵심 비결: 결국 발효 식품은 인간의 생명을 증진시켜 주고, 지속시켜 줄 수 있는 식품의약이다. 그런 의미에서 발효 식품이 익어 가고 있는 장독대야 말로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의약품 생산 공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선조들이 지혜로서 물려 준 발효 공학이야 말로 최고의 생명 공학이라 할 수 있다. 그 속에 바로 인간에게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하나의 핵심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장수자들을 조사한 결과 김치와 된장을 상식하고 있는 것이 장수 비결의 하나로 밝혀진 것은 그런 사실을 입증해 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인공 화학 의술인 서양의학은 오늘날 질병 치료에 있어 화학약과 절제 수술 등 자신의 기존 치료법이 한계를 드러내자 유전자 조작 등의 인공적인 의술로 21세기에는 20세기에 나타났던 난치병을 정복하고 의료 혁명을 일으킬 것처럼 말하고 있다. 또한 인간이 늙지 않고 살아 가는 것도 간단히 노화를 방지하는 유전자를 조작하면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을 극단적으로 기계화한 발상으로 이미 한계에 봉착한 서양의학이 21세기에도 의술의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질병 해결과 무병장수의 꿈은 인간이 기계적으로 조작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생명력을 높여 줄 수 있는 자연 조건을 이루어 주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발효와 발효 식품은 바로 인간의 질병 해결과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하나의 핵심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우리 발효 식품에 대한 문제 제기 사례
▶암 유발설: 지난 1969년 미국인 선교사들은 한국인에게 위암 환자가 많은 것은 된장을 많이 먹기 때문일 것이란 추론 하에 메주를 숙성시키는 녹색 곰팡이가 위암과 간암을 유발하는 아플라톡신을 생성한다는 이론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타임>지는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또 미국 의학계는 일본인이 미국인에 비해 위암 발생 비율이 8배나 높은 것은 간장을 즐겨 먹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그후 많은 연구를 통해 된장과 간장이 오히려 암 치료와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효능을 지니고 있음이 속속 밝혀지면서 잘못된 이론임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추측을 제기한 서양학자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그후 우리의 식생활 문화는 많이 흔들려 서양의 식생활 문화가 무차별적으로 수입되면서 많은 국부가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패스트푸드점과 인스턴트 가공식품 산업이 수입되면서 다국적 기업에 매년 막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고, 빵과 육식이 보급되면서 막대한 돈을 들여 밀가루와 사료용 곡물을 서양의 다국적 곡물 기업으로부터 수입해야 했다. 대신 전통 대대로 쌀과 채소와 과일을 재배해 왔던 우리 농촌과 농산물은 뒷전으로 밀리고, 쌀이나 과일이나 채소의 풍작이 오히려 근심거리가 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속에 우리 농촌은 피폐의 길을 걸어왔다.
▶비위생 식품설: 여기에다 서구의 식품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국내의 일부 식품학자들은 우리의 식생활은 음식을 썩혀 먹는 비위생적인 식생활로서 하루 속히 서구식의 위생적인 색생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것은 참으로 부패와 발효의 기본적 차이나 가치조차도 인식하지 못한 소치의 말이요, 미생물의 가치조차 모르는 소치의 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또한 선조들이 고도의 생명 공학의 지혜로서 물려 준 발효 공학의 가치를 한번 연구하고 생각하기 보다는 서구의 식품학 이론에만 경도된 사대주의 발상의 말이요, 세균은 병이요 비세균은 위생이라는 이분법적 서구식 논리에 급급한 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논리가 어찌하였든 우리의 식생활은 그후 서구 식생활로의 편향 속에 마치 서구식 식생활과 식품과 음식은 선진적이고 고급이요, 우리의 식생활과 식품과 음식은 미개하고 후진적이라는 인식을 낳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의 식생활도 서구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맹목적 인식 속에 전통 식생활이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고혈압과 위장병 유발설: 그런데 여기에다 더욱 안타깝게도 걸핏하면 우리의 양의학자들이나 보건 담당자들은 한국인에게 고혈압과 위장병이 많은 것은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때문이라는 말을 수시로 하여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를 일반인들은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여 우리 전통 식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짜고 매운 음식이 고혈압과 위장병의 원인이라면, 우리 선조들은 이미 대대로 고혈압과 위장병에 시달려 왔어야 했다. 후손들 또한 체질이 약화되어 우리 민족은 이미 병으로 멸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적 기록들을 모조리 들쳐 보아도 우리 선조들이 오늘날과 같이 고혈압과 위장병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은 한 줄이라도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비근한 예로 현재 생존해 있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즉 젊은 시절부터 고혈압과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는 오늘날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의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은 지금보다 더 심하게 김치나 된장 위주로 식생활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고혈압과 위장병에 시달리지 않고 평생 살아오고 있다. 더욱이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장수자들을 조사한 결과 김치와 된장을 상식하고 있는 것이 장수 비결의 하나로 밝혀지기도 했다. 만일 짜고 매운 음식이 고혈압과 위장병의 원인이라면 그들은 장수는 고사하고 젊은 시절에 요절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고혈압과 위장병은 맵고 짠 음식을 기피하고 있는 오늘날, 가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고혈압과 위장병은 물론, 한국인에게 전에 없던 암 · 당뇨 · 동맥경화 · 심장병 등 만성병을 급증시키고 있는 진짜 원인은 전통 방식의 식생활 습관때문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듯이 화학물질의 남용과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때문이다.
즉 농약과 화학약,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정백 식품(흰 밀가루 · 흰 설탕 · 흰 소금 등 효소를 몽땅 깍아 낸 식품)과 육류 음식 등 화학물질의 사용과 서구식 식생활 방식을 답습하면서 서구식 질병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만 해도 화학 독소와 효소를 몽땅 깍아내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정백 식품이 체내에 들어옴으로써 피가 탁해져 끈적끈적해진 피를 전신에 돌리느라 자연히 압력이 높아져 생기는 현상이다. 위장병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정백 음식이 위장에 부담을 주고, 화학 독소가 위장의 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비근한 예로 시냇물에 정화되지 않은 생활 하수가 유입되면 물이 탁해지는 것과, 화학물질 공장 폐수가 유입되면 물이 죽고 생명체가 때죽음 당하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몸에 이롭고 건강을 증진시켜 주는 우리의 전통 식생활이 우리의 소위 전문가와 행정가의 손에 의해 부정되고, 나아가 국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는 데 앞장이 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대신 그 폐해가 서서히 드러나 많은 사람에 의해 지적되고 있듯이 건강에 문제가 되는 서구식 식생활이 그간 유도되고 만연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서구식 식생활이 만연된 결과 전통 대대로 쌀과 채소와 과일 농사를 해 왔던 우리의 농촌이 피폐되고, 대신 스낵 과자 · 빵 · 음료수 등을 생산하는 서구의 인스턴트 가공식품 회사와, 햄 · 소시지 · 우유 등을 생산하는 서구의 육가공품 회사와, 빵과 인스턴트 가공식품의 재료인 밀가루와 가축 사료의 재료인 옥수수를 수출하는 서구의 다국적 곡물상과, 대대로 밀 농사와 축산에 기반을 둔 서구의 농가의 배를 그간 채워 주었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건강 위해설: 그런데 우리의 양의학자들은 한국인에게 고혈압과 위장병이 많은 것은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때문이라는 것에 한 발 더 나아가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이 건강에 해로우니 피하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맵고 짠 고추와 소금이 인체에 자극을 가해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라도 되는 양, 또 맵고 짠 우리네 전통 음식이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라도 되는 양 부정적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그리고 한의사들조차도 맵고 짜게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맹목적으로 말하고, 일반인들 역시 이것이 무슨 철칙인 양 따르고 있다.
하지만 깊이 살펴보면 매운 음식 내지는 고추가 건강에 해롭다는 논문은 이 지구 상에 한 편도 발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은 식욕을 촉진하기도 하며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불필요한 지방과 노폐물을 태워 없애고 그럼으로써 비만 해소와 암을 해소해 주는 물질이라는 연구 논문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맵게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소금(천일염을 말함. 서구의 방식으로 만든 정제 소금과 화학소금은 해로움)은 앞서 언급했듯이 발효 환경을 조성해 줌으로써 유기체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바닷물이 수천 억 년을 두고도 썩는 법이 없듯이 소금은 죽음을 뜻하는 부패를 방지해 주는 천연 방부제이다. 만일 물을 썩게 만들고 물고기를 때 죽음시키는 물질이 있다면 그것은 소금이 아니라 여러 환경 문제에서 드러났듯이 공장폐수와 같은 화학물질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맵고 짜고 자극성이 강한 음식은 질병의 원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양의사들이 맵고 짜게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고, 그럼으로써 맵고 짠 우리의 전통 음식이 만병을 일으키는 원흉이요 하루 속히 고쳐야 할 식습관인 양 이야기하는 것은 국면을 호도하려는 뜻이 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그것은 오늘날 병이 빈발하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의학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국민의 식습관 탓으로 돌리려는 뜻이 일단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오늘날 병의 가장 큰 원인인 화학 독성물질이 바로 서양의학의 치료 수단인 화학약과도 일맥을 같이 한다 점에서 자위권 차원에서 그 대체할 만한 주범으로 화학물질 대신 엉뚱하게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지목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식생활의 한 유형을 질병의 원인으로 부각시켜 자연 물질이나 자연의 음식은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내지는 해로운 것으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상대적으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 줄 수 있는 물질은 화학약이라고 은연 중에 주입시켜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맵고 짠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 건강에 해로우니 피하라고 하면 언듯 듣기에는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 장기를 훼손시키고 인체를 해칠 것 같은 솔깃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위궤양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맵고 짠 음식을 먹으면 속이 쓰리고 아파 맵고 짠 것이 위를 완전히 손상시키고 망가뜨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맵고 짠 것이 자극을 가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생리 작용은 인체 조직의 훼손이 아니라 신경의 활성화이다.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침체되었던 신경 기능과 장기 기능을 활발히 해 주고, 각종 효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이루어지게 한다. 즉 그것은 건강의 손상이 아니라 건강의 촉진인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인간은 무수한 경험의 결과로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이 체내에서 잘 소화되고 대사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 파 · 마늘 · 고추 · 생강 · 겨자 · 후추 · 소금 등과 같은 갖은 향신료를 음식을 조리할 때 가미하였던 것이다.
이들 향신료들의 체내 생리 효과는 오늘날의 연구를 통해서도 속속 밝혀지고 있으니 앞서 언급했듯이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은 식욕을 촉진하기도 하며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불필요한 지방과 노폐물을 태워 없애고 그럼으로써 비만 해소와 암을 해소해 주는 작용을 한다. 또한 마늘의 경우는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스테미너를 왕성하게 하는 한편, 각종 효소와 면역물질의 분비를 촉진시켜 각종 암이나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 식품이라는 보고가 수없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소금의 경우는 경험상으로도 알 수 있는 일이니 음식을 먹고 체했을 경우만 하더라도 소금을 먹으면 체기가 사라지듯이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정체되어 있던 기(氣)를 해소시켜 주는 생리 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신경을 자극하여 인체 기능과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주는 맵고 짠 음식의 생리 작용은 침술의 생리 효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침술이 신경을 강하게 자극하여 정체되어 있던 신경 기능과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각종 효소와 호르몬과 면역물질의 분비를 촉진하고, 대사 기능을 촉진하고 신경을 안정시켜 주듯이, 자극성이 있는 음식 역시 체내에서의 생리 작용은 인체를 훼손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체되어 있던 신경 기능과 장기 기능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위궤양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맵고 짠 음식을 먹으면 속이 쓰리고 아픈 것은 병과 약 기운이 일대 전쟁을 일으키는 명현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에 찰과상을 입었을 때 그대로 놓아 두면 낫기도 힘들고, 낫는 과정에서도 곪거나 덧이 날 수도 있고, 낫는다 해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찰과상을 입은 손에 소독약을 바르면 심하게 쓰리고 따가운 자각 증상이 있다. 하지만 소독약을 바르면 상처가 낫기도 빨리 낫고, 낫는 과정에서 곪거나 덧이 나는 일도 없고, 나은 후에도 흉터가 없게 된다.
이렇듯이 위궤양증이 있는 사람이 맵고 짠 음식을 먹었을 경우 속이 쓰리고 아픈 것은 병과 약 기운이 일대 전쟁을 일으켜 몸이 부대끼는 명현 현상이지 위가 망가지고 손상되는 현상이 아니다. 더구나 위궤양증은 위의 조직이 부패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부패를 막아 주는 소금이 위를 손상시킨다는 것은 이치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다. 혹여 기계적 검사로 위궤양증이 없는 사람이라도 맵고 짠 음식을 먹으면 자각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기계보다 더 정교한 인체의 '센서'가 위궤양증의 초기 상태를 감지하여 보내는 신호이다. 따라서 맵고 짠 음식을 먹은 후의 명현 현상을 잘 살피면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궤양증의 극히 초기 단계에서 질병을 치료하고 조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은 인체의 정체되어 있던 신경과 대사 기능을 항진시켜 줄지언정 몸에 해롭거나 인체를 해치지는 않는다. 인체를 해치는 독소가 있다면 그것은 화학물질이라 함이 옳은 말일 것이다. 그 사실은 화학물질의 공장 폐수가 시냇물에 흘러 들어오면 물이 죽고 물고기가 때죽음을 당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듯이 화학 섬유 옷 · 농약 · 화학비료 · 항생제 · 성장촉진제 · 표백제 · 방부제 · 살균제 · 살충제 · 화학 첨가제 · 화학 조미료 · 화학 페인트 · 화학 건축자재 · 합성세제 · 화학 치약 · 화학 용기 · 중금속에 오염된 공기 등 사람의 의식주 전반에 걸쳐 만연되어 있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피가 오염되고 인체가 오염되어 피가 썩고 오장육부가 썩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암 · 고혈압 · 당뇨병 · 뇌졸중 · 협심증 · 동맥경화증 등 오늘날 질병이 만연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염된 시냇물이 정화 운동 대신 다시금 화학물질을 방류하면 살아 날 수 없듯이, 각종 화학 독소에 의해 오염된 몸을 고치겠다고 다시금 화학약을 투여하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가설의 실체
1904년 미국의 암바드(Ambard)와 베자드(Beaujard)란 학자는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가설을 제기하였다. 그들은 저혈압 환자의 경우 소금 섭취로 혈압이 높아지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 염분이 거의 없는 과일 식사로 혈압이 떨어졌다는 두 가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고 발표하였다. 그후 여러 연구를 통해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어 암바드와 베자드가 제기한 가설이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지만, 소금 유해론이란 선정적인 말에 밀려 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소금 유해론의 가설은 오늘날까지 정설인 양 내려 오고 있다. 어쨋든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가설은 극히 현상에만 집착한 단견일 뿐, 조금만 인체 생리 현상을 생각해 본다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소금은 인체 내에서 여러 가지 생리 작용을 일으키는데, 그 중 하나가 삼투압 작용이다. 이 삼투압 작용은 소금에 절인 배추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로 용액의 농도가 묽은 쪽에서 농도가 진한 쪽으로 물질이 이동하는 물질 대사 현상이다. 이렇게 소금은 배추에 가해졌을 때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물질 대사를 이루어 주듯이 체내에서도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세포 내의 연소된 노폐물을 혈관 내로 끌어 오는 한편 소화된 영양물질이 세포 속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이렇듯 소금이 인체 내에서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물질 대사를 이루는 전해질 물질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땀을 말려 보면 소금이 만져지는 현상과, 너무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이 혼수 상태에 이르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즉 땀에 소금 성분이 있다는 것은 체내의 체액이 세포막을 통과하여 밖으로 배설되기 위해서는 소금이 동반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이 혼수 상태에 이르는 것은 체내의 소금이 다량 배설된 나머지 체내에 물질 대사를 이루어 줄 전해질 물질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인체 기능이 정지되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사람을 혼수 상태에서 깨어 나게 하는 기사회생의 명약과 치료법은 바로 소금을 물에 타서 먹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도 소금이 인체 내에서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물질 대사를 이루어 주는 전해질 물질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쨌든 소금은 체내에서 물질 대사를 이루어 주는 전해질 물질로서 세포 내에 연소된 노폐물을 혈관 내로 끌어 오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혈중 내에 노폐물이 모여져 농도가 높아지면 본능적으로 혈중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또 혈관 내의 노폐물을 신속히 배설시키기 위해 혈관에 물을 끌어 들이는 생리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혈관에 부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을 보고 암바드와 베자드라는 학자는 소금이 고혈압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 게 아니고 생리상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소금에 의해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나타나는 현상이요, 소금이 인체를 정화해 주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현상이요, 체내의 노폐물을 왕성하게 배설하는 과정의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것은 바로 병이 이니라 건강을 위한 현상이요, 건강한 현상이다. 헌데 만약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속담이 있듯이 소금이 인체의 노폐물을 청소함으로써 나타나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이 싫어 소금을 기피한다면, 그것은 인체 조직이 탁해지고 인체가 부패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으로써 인체가 병들게 되고 빨리 노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금에 의해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것과 같은 현상은 운동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즉 운동을 할 경우에도 활발한 대사 작용으로 다량의 체내 노폐물들이 땀과 소변으로 배설되기 위해 혈액 내로 들어오고,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지는 생리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운동이 고혈압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라든지, 인체에 해를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사람은 없다. 오히려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력에 의해 체내의 많은 노폐물이 빠져 나옴으로써 건강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권장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염분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는 것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신진대사가 촉진된 현상이요, 체내에서 왕성하게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해 나타난 일시적인 생리 현상이다. 이 점은 운동을 중단하면 평상시 혈압으로 돌아오듯, 염분 섭취를 줄이면 평상시 혈압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운동이 고혈압의 발병 원인이 아니듯, 소금이 고혈압의 발병 원인이 아니다. 오히려 인위적으로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음식물이 불완전하게 소화되거나 신진대사가 저하됨으로써,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고 혈액이 탁해져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고혈압이 발생된 사람의 경우에도 인위적으로 저염식을 하면 혈관에 쌓인 노폐물을 신속히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고혈압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미국 고혈압학회가 지난 1998년 “저염식이 오히려 고혈압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염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 결론
글의 결말을 맺자면 발효 식품은 인간의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 줄 하나의 핵심 생명 공학이다. 우리 민족은 이 발효 공학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무궁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 이 지적 자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식품과 의약품과 지적 상품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반도체나 자동차의 수출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대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발효'하면 전 세계인이 한국을 떠올릴 만큼, 한국의 대표적 상품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덧붙여 설명하면 우리나라 전통 발효 식품의 특색인 맵고 짠 것은 신진대사를 항진 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촉매제가 될지언정 결코 인체에 위해를 가하는 독소가 아니다. 인체에 위해를 가하는 독소가 있다면 그것은 화학물질이다. 맵고 짠 음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맹목적인 인식보다는 냉철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김치> ▶김치의 역사: 우리 민족이 김치를 담아 먹기 시작한 때는 <삼국지 위지동전(三國志 魏地東傳)>에 "고
구려는 발효 식품을 잘 만들어 먹었다"는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이라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문헌인 정창원고문서(正倉院古文書)에 "김치가 일본에 전달됐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후 김
치가 일본에 전해져 일본의 절임 음식을 탄생케 한 근원이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옛 문헌 등을
통해 추정해 보면, 초기의 김치는 채소류를 장기간 저장하기 위한 단순한 소금 절임 형태였다고 할 수 있
다. 그러다 점차 후대로 내려 오면서 다양한 양념과 야채가 가미되기 시작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김치가 완성된 것은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17세기 이후라 여겨지고 있다.
▶김치의 효능 및 영양성: 김치는 야채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식품이다. 발효를 통해 야채의 결합 구
조가 적당히 이완됨으로써 소화시키기 용이하게 되고, 인체에 유용한 각종 효소가 생성된다. 그 결과 신
진대사가 촉진되고, 체내의 노폐물이 제거되고, 중금속이 해독되는 효능이 나타난다. 또한 채소 자체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섬유소는 위장이 연동 작용을 할 때 밥이 뭉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소화효소가 잘
혼합되도록 해 준다. 또 소장과 대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시키는 한편, 물을 많이 흡수하여 변비를 막아
준다. 또 콜레스테롤의 분해 산물을 흡착하여 배설시킴으로써 장내를 깨끗하게 해 준다. 그리고 야채를 절여 주는 염분은 김치를 알칼리성 식품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혈액의 산성화로 발생되는 산중독증을 막아 준다. 이외에도 염분의 강력한 살균력은 김치의 발효 과정에
서 일반적인 세균이 증식되는 걸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서양의 대표적인 발효 식품인 야쿠르트는 대장
균이 자라기 쉽기 때문에 인위적인 살균과 멸균 작업을 해야 하지만, 김치는 그 자체 내에서 균의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에 따로 살균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한편 김치는 다양한 영양 공급원이기도 하다. 특히 김치는 영양이 부족해지기 쉬운 겨울철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 주는 중요한 공급원이다. 김치의 주 재료인 채소에는 비타민과, 칼슘 · 구리 · 인 · 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한데, 미네랄의 보고인 소금에 절여짐으로써 그 영양가가 더욱 풍부해진다. 국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는 숙성되면서 비타민 A와 B와 C 등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섭씨 5~10도에서
담근 지 15~16일이 되었을 때 그 함량이 가장 풍부해진다고 한다. 이들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효소
의 원료로서 체내에서 각종 효소 작용을 한다. 또한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기산 · 알코올 · 에스텔은 식
욕을 증진시켜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부재료의 효능: 그리고 김치의 부재료인 고추 · 마늘 · 파 · 생강 등 역시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다. 또
한 향신료로서 신경을자극하여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고, 살균 작용을 하기도 하고, 강장 작
용을 하기도 한다. 부재료의 효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추는 김치 재료 중 가장 많이 비타민 A와 C를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 B1도 들어 있다. 또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여러 실험에서 밝혀졌듯이, 인체 노폐물을 분해하여 없애 주는 데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마늘은 알리신이라는 유황 성분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마늘의 강한 맛을 내는 것도 알리신 때문이다.
이 알리신은 산화 환원 작용의 힘이 강하여 신체 속에 들어온 유해 물질과 결합하여 배설시키기도 하고,
중금속을 해독시키기도 한다. 또한 혈관 내에 탁혈이 뭉치는 걸 풀어 주기도 하고, 강한 성미로 체세포를
자극하여 소화효소 등을 분비시키기도 하고, 강한 살균력을 발휘하여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또한 알리신은 비타민B1과 결합해 비타민 B1보다 훨씬 효과가 강력한 알리티아민이라는 성분으로 바뀐
다. 비타민 B1은 체내에서 탄수화물 대사 과정 중에 조효소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비타민
B1은 인체에서 하루 5~10mg밖에 흡수하지 못하며 3시간 후면 배설된다. 그러나 알리신과 결합해 알리
티아민으로 바뀌면 1백mg까지는 30퍼센트 정도 흡수되어 20시간 동안 혈액 속에 계속 남아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만큼 인체의 에너지원인 당분의 대사가 활발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마늘을 먹으면 힘
이 솟고, 피로가 회복되고, 노화가 방지된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파 역시 마늘과 같은 자극 성분을 갖고 있으며, 파의 푸른 이파리에는 비타민 A와 B2와 C가 많이 함유되
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칼슘과 인의 함유량도 높다. 유기산과 유기염 등의 효소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마늘처럼 알리신이 있어 체내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준다. 살균 · 살충의 효과도 큰 식품이다.
생강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슘과 비타민류가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 중에서 나이아신이 특히 많이 들
어 있다. 매운 맛이 강하고, 음식의 독성을 중화시켜 주는 효능이 뛰어나다.
▶김치의 효능에 대한 연구 사례: 최근 들어 김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김치의 약성도 속속 밝혀
지고 있는데,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김미리 교수는 1999년 한 논문에서 김치에 들어가는 배추 무 등의 채
소에 함유된 이소시아네이트나 설파이드와 같은 일부 생화학물질을 쥐에 투여한 결과, 간 · 신장 · 소장
등 장기에서 암 발생 억제 및 중금속 해독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울산대 식품영양학과 유리나 교수는 1999년 한 논문에서 쥐에게 고추의 캡사이신을 투여한 결과 투여하
지 않은 쥐에 비해 항체 생성량이 크게 느는 등 생체 내 면역 세포의 활성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
다고 밝혔다. 또 부산대 김치 연구소의 문갑순 박사는 2주간 숙성 김치 재료에는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를 피부 표피 세포와 진피 세포에 주입한 결과 스트레스에 의해 세포가 산화되는
걸 억제하는 효과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는 1999년 한 학회지를 통해 김치의 고춧가루는 암 억제 효능이 큰 비
타민 A와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김치 내의 많은 식이섬유소는 암을 유발하는 독소를 제거하
는 능력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 발효 중 생성된 유기산 및 유산균은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와 장을 청소
해 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서울대 의대 병리학교실 장자준 교수는 1998년 대한암예방학회가 주최한 학술회에서 김치의 재료인 배
추 · 고추 · 마늘을 대상으로 암 예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여러 가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
다고 발표했다.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폐암을, 마늘의 알리신은 간 · 위 · 방광 · 갑상선암을, 그
리고 배추의 주성분인 인돌-3-카비놀은 위암 발생률을 각각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같은 학술회에서 한국과학기술원 생물학과 정안식 교수는 엽록소의 일종인 클로로필린이 발암 물질
인 벤조피렌이 세포 내에 흡수되는 걸 방해하여 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된장> ▶된장의 역사: 우리 민족이 된장을 담가 먹기 시작한 것은 <제민요술(濟民要術)>(530∼550년)에 만드
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8~9세기 경에 장이 우리 나
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여겨진다. 초기의 된장은 간장과 된장이 섞인 것과 같은 걸쭉한 형태였
던 것으로 추정되며, <구황보유방(救荒補遺方)>(1660년)의 메주 만드는 법에 대한 설명으로 보아 오늘
날과 같은 전반적인 된장의 형태는 고려나 조선시대 때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된장은 만드는 법에 따라 메주 된장과 청국장 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 메주 된장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
어 1차 발효시킨 후, 발효된 메주를 소금으로 절여 다시 발효시킨 식품이다. 청국장은 콩을 삶은 다음, 이
를 소쿠리 등에 담아 볏짚으로 덮고 2∼3일 정도 발효시킨 식품이다.
▶된장의 효능 및 영양성: 콩을 염장 발효시키면 발효 과정을 통해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하는 비타민
B1 · B2 · B3 · B5 등 다양한 효소의 재료가 풍부하게 생성된다. 그리고 이들 효소의 기능도 밝혀지고 있
다. 1998년 한 연구소의 연구 결과, 메주된장에서 나오는 한 특수 효소가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혈전을 녹
여 주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 효과는 일본의 된장인 낫토보다 3~4배, 심지어 인체에서 생성되는 단백
질 분해 효소인 플라스민보다 4~5배 뛰어나다고 한다. 청국장 역시 레시틴이란 효소가 있어 혈관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씻어 내어 혈액순환을 부드럽게 해
주고, 필요한 영양소를 신속히 몸의 구석구석에까지 운반해 준다. 또한 청국장을 띄우면 찐득찐득하게
실처럼 점액질이 생기는데, 이 점액질에는 혈전을 용해시켜 주는 나토키나제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
어 있다. 이 효소는 면역력도 높여 주는 효능이 있어 중풍 환자도 겨우내 청국장을 한 사발씩 먹으면 문
지방을 사뿐히 넘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한편 된장의 원료인 콩에는 구성 성분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식물성 단백질과 20퍼센트를 차지하는 지
질이 있는데, 단백질은 그 질이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콩기름에는 다량의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
다. 이 콩 단백질과 지질은 간 기능을 촉진시켜 간에 염증이 생겼을 때 늘어나게 되는 아미노기 전이 효
소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춰 주는 효과가 있다.
▶된장의 효능에 대한 연구 사례: 이런 된장과 콩의 효능은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
는데, 1998년 대한암예방학회가 주최한 학술발표회에서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는 재래식 메
주 된장에 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고 보고했다. 된장이 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작
용기전은 크게 3가지로, 먼저 콩이 가지고 있는 단백질 분해 저해물질이 암 세포의 성장을 막는다. 다음
은 된장에 다량 포함된 제네스테인이 암을 치료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제네스테인은 콩에 함유된 이소플
라본이 발효 과정을 통해 변화된 물질로 콩보다 높은 암 치료 효능을 나타낸다. 특히 제네스테인은 유방
암과 암 전이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데, 한국 여성이 다른 나라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낮은
것은 이런 영향이 크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콩기름에 들어있는 유리지방산인 리놀레산은 암 치료 효과뿐
만 아니라, 자연 살해 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간장>
▶간장의 역사: 우리 민족이 간장을 담가 먹기 시작한 때는 된장과 마찬가지로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정
된다. 간장은 콩을 삶아 메주를 띄운 다음, 메주를 다시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켜 만든다. 전통적인 제조
법으로는 숙성된 액을 간장으로 쓰고, 건져낸 메주를 찧어 된장을 만들었다. 간장이 맛이 없으면 그 해에
큰 재해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간장이 집안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 따라서 간
장 담그기는 우리 어머니에겐 큰 연중 행사였고, 그 집의 음식맛은 장맛으로 가늠하였다.
▶간장이 위암을 유발한다는 가설의 실체 : 한때 미국 의학계는 일본인이 미국인에 비해 위암 발생
비율이 8배나 높은 것은 간장 속의 아민이란 물질이 채소 등에 있는 질산염과 결합하여 위암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을 했다. 그러나 1991년에 미국의 <암연구>라는 의학잡지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실험 결과 간장이 오히려 암 치료 작용을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험을 담당한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연
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먼저 발암물질이 든 먹이로 기른 3백 마리의 쥐들 가운데 절반에게는 간장
을 추가로 넣은 음식을 먹이고 나머지 반은 간장 대신에 물을 먹였다. 그 결과 명확한 차이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간장을 많이 섭취한 쥐들에게서는 발암률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간장을 섭취한 쥐들에게 질산염을
첨가해도 암이 유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간장이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질산염과 결합해 암 물질
을 유발한다는 기존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간장을 뺀 먹이를 먹은 쥐
들은 종양이 한 마리 당 평균 9개 발생한 데 비해, 간장을 섭취한 집단의 쥐들에게는 한 마리 당 종양이
2개만 생겼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논문은 간장의 암 치료 작용이 강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고추장>
▶고추장의 역사: 고추장은 콩을 삶아 발효시킨 메주를 빻은 가루에다가, 고춧가루 · 찹쌀 · 멥쌀 · 보리
쌀 등을 섞어 소금으로 발효시킨 식품이다. 고추가 일본으로부터 이 땅에 들어온 게 임진왜란(1592년) 전
후이므로, 우리 민족이 고추장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 때는 16세기 이후라 할 수 있다. ▶고추장의 효능 및 영양성: 고추장은 콩에서 얻어지는 구수한 맛, 찹쌀 · 멥쌀 · 보리쌀 등의 탄수화물
식품에서 얻어지는 단맛, 고춧가루로부터 얻어지는 매운맛,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간장과 소금으로부
터는 얻어지는 짠맛이 절묘하게 어울린 식품으로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고추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추의 매운맛이다. 고추에 매운맛을 내게 하는 캡사이신은 체세포를 자극하여
효소를 분비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식욕 부진이 해소되고, 체내의 노폐물
과 독소가 빠져 나오고, 혈행이 순조롭게 된다. 한방에서는 고추를 번초라 하여 발한 · 식욕 촉진 · 구충
등에 내복약으로 썼고, 류머티스 관절염에는 고약처럼 만들어 붙였다. <동의학사전>을 보면 "고추는 맛
은 맵고, 성질은 몹시 덥다. 심경과 비경에 작용한다. 비위를 덥혀 주고, 한사(寒邪)를 없애며, 입맛을 돋
우고, 소화를 돕는다. 약리 실험에서 위액 분비 촉진 작용 · 콜레스테롤 제거 작용 · 말초혈관 확장 작용 ·
살균 작용 등이 밝혀졌다. 식욕 부진 · 소화불량증 · 위염 등에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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