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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놓아주고 싶다./ 안숙자

고양도깨비 2007. 5. 24. 23:32

  
     


     나를 놓아주고 싶다 - 안숙자



        내 손에 아직도 놓지 못 하고

 

        움켜쥔 게 있다면

 

        손을 펴 놓아버리고 싶다

 

       

        내 마음에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

 

        쌓아 둔 게 있다면

 

        비워내고 가벼워지고 싶다

        내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있다면

 

        나 벗어 던지고 싶다

       

        내 안의 모든 욕심을 태우고

 

        내 안의 욕망의 싹을 자르고

 

        도리와 책임과 도덕의 굴레를 벗어나

 

        바람이 부는 대로

 

        물이 흐르는 대로

 

        나를 가만히 놓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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