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 장 구 채
소란스럽지 않은 바다를 다녀왔다.
먼 곳 바라보며 하얀 모래위에 발자욱을 남기며 오래도록 걸었다.
파도소리 바람소리는 높이를 같이 한다.
아직은 사람들의 서성임이 평온한 바다
갈매기의 끼룩거림이 없이도 바다는 파도소리만으로 충분하다.
아직 두텁지 않은 햇살을 가르는 바람소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곳에서 만난 꽃은 반가웠다.
그냥 바라보기엔 아주 작은 꽃
그러나 아주 작은 바람까지도 느껴지는 카메라 렌즈에 잡혀선
또렷한 꽃
갯장구채
예쁘다.
예전에 한번 보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하여 핸드폰에 담아두고서 갈증을 해소하던 꽃
바람결 사이 비집고 들어서서 카메라에 요리조리 담고 보니
마음은 부듯하다.
늘 그렇다.
그들 앞에선 내 마음은 평화이다.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해진다.
디디고 설 너른 모랫길이 있어 더욱 그러한 듯하다.
자그만 섬 하나에 서너뿌리만으로
나의 발길을 너무도 오래도록 잡아 두었다.
다음의 만남엔 가져야 할 많은 마음들이 짚이어진다.
여러가지......
꼭이라는 단서를 붙여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 듯.....그렇게....
왼종일 볼볼 거리고 다녀서인지 피로하다.
잠은 오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