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와역사/문화재 및 국보

400년 이상의 소나무들

고양도깨비 2007. 3. 27. 01:08

 

한국의 명품 소나무, 수령 400년 이상의 거목들마다 신비와 전설 얽혀





 ★...우리 민족이 예나 지금이나 제일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다. 예부터 문화, 예술, 종교, 민속, 풍수에

   두루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소나무를 지조, 절개, 기상, 탈속, 장생, 명당 등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문학이나 예술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소재로 삼았을 것이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하는 애국가 가사도 있듯 우리 민족의 기상과 정서를 담고 있기도 하다




 




 ▲ 괴산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 290호). 수령 600년. 흉고 둘레 4.7m.키12.5m의 거목이다.

    줄기 모습이 용이 꿈틀거리는 듯하여 용송이라고도 불리며, 성황제를 지내는 신목이다




 




 ▲ 솔고개 소나무(강원도 보호수). 수령 280년. 흉고 둘레 3.3m,키14m. 영월에서 시해된 뒤 산신령이

    되어 태백산으로 가던 단종의 영혼을 이 노송이 배웅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우리 민족은 태어날 때부터 소나무와 인연을 맺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대문 입구에 새끼줄로 솔가지를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았다. 소나무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사랑하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관습이다.



   소나무는 기운이 맑기 때문에 큰 소나무 밑에 있으면 건강해진다고 한다.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면서

   땔감은 소나무와 솔가지로 하여 향기 좋은 솔 연기를 맡으며 살았다. 소나무로 만든 송편과 송기떡을

   먹으며 송화다식과 송엽주를 마시며 풍류를 즐겼다. 선비들은 담장 안에는 매화, 대나무를 심고 밖에는

   소나무를 심어 감상하며 소나무로부터 지조, 절개, 충절, 기상을 배웠다. 왕릉과 궁궐 주변에는 항상 좋은

   기운이 에워싸도록 소나무를 많이 심게 하였던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전한다.



   이렇게 소나무와 같이 살다가 생을 떠나면 소나무관에 들어가 소나무 숲이 둘러싸인 산 에 묻었다.

   이와 같이 산소를 둘러싼 소나무를 도래솔이라 한다




 




 ▲ (좌)거제 용송. 흉고둘레 5m,키 12m. 해금강 가는 길 옆 천길 바다 암벽에 붙어서 천년 세월을 견디어온

     해송으로서 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방불한다.

 ▲ (우)유선대 노송. 설악산 금강굴 밑 유선대에 있는 소나무로서 신선이 놀았다는 유선대 암반에 뿌리내린

     노송이다. 아래로 길고 깊은 천불동 계곡이 펼쳐져 있다



 ★...살아 있는 국보급 소나무들



 ▲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소나무 중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40그루 있다. 그 중 한 그루는 고사하고

    현재 39그루가 산림청에 등록, 보호되고 있다. 이 천연기념물 소나무는 수령이 400년 이상 되는 거목들

    이며,소나무마다 전설을 가지고 있는 신목이다. 직접 보면 신비롭고 무서울 정도로 대단하며 살아있는

    국보임을 알 수 있다.



   지자체에서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소나무들도 범상치 않은 나무들이다. 이 희귀한 소나무들의

   목숨이 점차 위태로워져 가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한때 우리 산림의 60% 이상을 차지하였던 소나무가

   25%로 급격히 줄었다. 50년 후에는 남한에서, 100년 후에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원인은 첫째, 산업화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되면서 소나무가 번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의 생태는 특이하다. 낙엽이 없는 맨 땅에 씨앗이 떨어져 싹이 튼다. 농경사회 때는

   사람들이 땔감으로 낙엽을 긁어내고 참나무 등 잡목을 베어내 소나무에 좋은 생육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다 산업화로 농촌에서도 참나무 땔감을 쓰지 않게 되며 소나무가 줄어든 것이다. 소나무는 참나무 등

   잡목과 경쟁하여 햇빛을 적게 받으면 죽게 된다.



   환경오염도 큰 원인이다. 공기 오염으로 산성비가 내리면 소나무는 쇠약해지며, 그 후 병충해를 제대로

   견지지 못하게 된다. 천연기념물인 경북 문경군 산북면 대하리 소나무와 산양면 존도리의 소나무는

   수령이 400~500년 된 거목인데, 기운이 쇠해져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소나무들은 모두 마을 안에

   있어 환경오염으로 그렇게 되었다.



   온난화도 소나무가 견디기 어렵다. 대기 오염으로 지구가 온난화하며 우리나라가 온대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여름과 같은 날씨가 7개월이나 계속되었고 찜통더위였다. 한반도의

   대기 온도가 이렇듯 상승하며 소나무는 기후에 적응을 못하고 시원한 높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주도 한라산 영실 육송이 해발 1,200~1,800m 정도로 이동하여 자생하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100년 이내에 소나무 서식 면적이 급격히 감소될 것이다. 따뜻한 남부지방은 소나무가

   자랄 수 없게 된다.




 




 ▲ 거창 당산리 영송. 천연기념물 제410호. 수령 600년. 흉고 둘레 4m, 키 14m. 한일합방, 6.25 등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나무가 미리 울었다고 한다




 




 ▲ 묘산 구룡송. 천연기념물 제289호. 수령 400년, 흉고둘레 5.5m, 키 18m, 껍질은 거북이 같고 줄기는 용과

    같다고 하여 구룡송이다.




 ★...재선충으로 소나무 멸종될지도 몰라



 ▲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소나무 에이즈인 재선충(材線蟲) 문제다. 앞의 3가지 원인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소나무 재선충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으며 그 파괴력은 엄청나다. 일본에서는 재선충이 1905년 처음 발생하여 소나무가 전멸되었다. 중국에서는 재선충

    으로 벌써 한반도보다 더 큰 면적의 송림이 사라졌다. 소나무로 유명한 황산 일대에는 폭 4km, 길이 100km 지역의 소나무를 전부

    잘라내어 재선충의 확산을 막으려고 예방벨트를 만들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까지는 방제약이 없어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린다.

    감염된 소나무는 빨리 토막내어 불에 태워 없애는 방법이 최선책이며, 다른 구제법이 없다




 




 ▲ 설악동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 351호. 수령 500년, 흉고둘레 5m, 키 16m. 이 나무 밑에서 돌탑을 쌓으면

    무병방수한다고 하여 전에는 돌탑이 세워져 있었다






▶ 울진 소광리 금강송. 수령 400년, 흉고둘레 4m, 키 20m의 살아 있는 문화유산. 소광리 금강송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노송이다.



★...우리나라에서 재선충은 1987년 남부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후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남부 38개 시군에 번졌으며, 2004년에만 10개 시군에서 새로 발견될 정도로 피해 면적이 급격히 늘어났다. 포항의 기계면, 경주 양북과 구미까지 북상하여 경상북도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전염된다. 몸에 재선충을 지닌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잎을 갉아먹을 때 생긴 나무의 상처부위를 통해 전파되는 것이다. 재선충이 일단 침입하면 소나무 잎은 6일만에 밑으로 처지기 시작해 20일 후에 시들고, 30일 후에는 나뭇잎이 붉은 색으로 변하면서 말라죽는다. 재선충 한 쌍이 20일만에 25만 마리로 늘어난다.



재선충은 천적이나 치료법이 아직은 없다. 번지는 것을 지금 잡지 못하면 20년 이내에 우리나라 소나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병충해 전문가들이 말하니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에 조경수로 심은 소나무만 관리할 것이 아니다. 국무회의 대회의실에 걸린 큰 소나무 그림만 쳐다볼 때가 아니다. 바다 간척사업에는 몇 조나 되는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도 민족수 소나무를 살리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재선충이 감염된 소나무를 발견하면 즉시 산림청에 신고를 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금년 4월까지가 문제다. 소나무의 새순이 돋아나는 4월경에 솔수염하늘소가 밖으로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 그 전까지 북상을 막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몰리게 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나무로 우대받는 금강송이 자라는 울진, 삼척, 영월, 강릉, 설악산, 금강산까지 번져 올라가게 된다. 이보다 더 큰 생태계 재앙은 없을 것이다. 다같이 지혜를 모아 살려야만 한다.[사진·글 장국현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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