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좋은글 보석글

봄비가 내리던 날

고양도깨비 2007. 2. 14. 23:22
 

 

 

 

초록으로 덧칠하고 싶은 마음에

우산 하나 챙겨 나섰습니다.

비는 보슬거려

내 발아래 뚝뚝 떨어지는데

나. 갈곳 없어

잠시 방황합니다.

 

 

골목을 돌아

잊은듯한 향기에 고개를 들으니

새악시 같은 살구꽃

낯선 담 모퉁이 소복하니 피어 있습니다.

망설이다 한가지 꺽어

우산속으로 들이니

살풋하니 웃는 모습이

엄마를 닮았습니다.

스물 갓넘어 시집온 엄마를 닮았습니다.

 

 

빗방울 소리는 쉼없이 들리고

살구나무는 잎새도 없이

슬피 연분홍 꽃만 가득입니다.

봄비에

내 엄마 못다핀 꽃 떨어질까

우산안에 가두어야지

다시 살풋하니 웃는

살구꽃이 슬픕니다.

풍경 하나.

그 길을 돌아서는데

내 발아래 뚝뚝 떨어지는것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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