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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면역체계가 인체를 공격한다.

고양도깨비 2007. 1. 24. 21:18
무너진 면역체계가 인체를 공격한다


When the Body Attacks Itself

면역체계란 아름다운 것이다. 바이러스 같은 위험한 침입자와 음식물 같은 유익한 침입자를 구별할 정도로 세심하고, 우호적이어야 할 신체세포들이 언제 암으로 변해 제거돼야 하는지 인식할 정도로 현명하다.
그러나 면역체계는 크게 잘못될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루푸스나 류머티즘성 관절염 같은 80가지의 자가면역 장애증 가운데 하나로 나타난다. “그렇게 동적이고 잘 균형잡힌 체계를 갖고 있는 데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캘리포니아대(샌프란시스코) 이뮨 톨러런스 네트워크의 책임자인 면역생물학자 제프리 블루스톤은 말했다.

우리는 이런 질병들의 증세를 치료하는 데서 그쳐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 손으로 면역체계를 조절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 연구가 마크 펠드먼과 류머티즘 연구가 래빈더 마이니는 1980년대 중반 바로 그런 질문을 던졌다. 의사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그들의 연구에서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약 세가지가 출현했고 이 약들은 크론병이나 청소년 관절염 같은 병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마이니와 펠드먼은 임상연구의 공로로 2003년 래스커상을 받았으며, 일부 동료들은 노벨상을 거론한다.

제약사들은 1950년대 이후 증가일로에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다른 자가면역 장애증 치료에 이들의 연구를 확대 응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현실로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면역체계는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와 항체 생산을 촉진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며 염증을 일으켜 마침내 면역체계에 대한 공격을 봉쇄할 수 있는 각종 T세포 등 당혹스러울 정도로 많은 전사들을 거느린 방대한 네트워크다. B세포와 T세포는 면역체계 공격의 모든 국면을 지휘하는 일을 거드는 사이토킨이라는 1백종 이상의 조력자도 만들 수 있다.

마이니와 펠드먼은 종양 회사 인자(TNF)라는 그런 한가지 사이토킨에 초점을 맞췄다. 이 인자는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었지만 지나치게 많을 경우에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두 사람은 소규모 임상실험에서 다른 치료법들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 20명에게 항TNF 항체를 실험했다. 환자들은 몇시간 지나지 않아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6주 후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고, 심지어 골프도 칠 수 있었다. 현재 세가지 TNF 차단제가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로 시장에 나와 있다. 마이니와 펠드먼이 사용한 레미케이드와 엔브렐 및 휴미라다.

그러나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걸린 모든 환자가 이런 비싼 TNF 차단제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며 항TNF 요법이 모든 자가면역 장애증을 치료하는 마법의 열쇠인 것도 아니다. “각종 질병에 두루 통하는 요법들과 한가지 병에만 듣는 요법들이 있을 수 있다”고 블루스톤은 말했다.
따라서 의사들은 각종 자가면역 문제들을 다스리기 위한 시도로 B세포나 T세포 같은 다른 면역체계 요소들을 타깃으로 삼는다. 생물공학을 이용해 B세포에 대한 항체로 만들어진 제넨테크의 약품 리툭산은 현재 루푸스의 초기 임상실험에 쓰이고 있다. 루푸스는 한가지 조직만이 아니라 신체 전반의 조직들을 공격하기 때문에 자가면역 장애증 중에서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질병이다.

면역체계를 공격하는 맹견의 주둥이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면역 질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론상의 또 한가지 방법은 자연적으로 공격을 억제하는 면역체계의 요소들을 늘리는 것이다.
얼마 전 테크니온-이스라엘 기술연구소(하이파)의 면역학자 나탄 카린은 면역체계는 많은 TNF를 생산할 때에 한해 스스로 항TNF 항체들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논문을 출판했다.
카린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걸린 환자들에게서 퇴행성 질환인 골관절염 환자나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항체들을 발견했다. “그 항체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신체에 자체의 유익한 반응을 확대하라고 가르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제약회사들은 어떨지 몰라도) 의사들의 목표는 면역체계가 약물 없이도 가동되도록 재교육시키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나는 평생 그 문제를 연구해 왔다”고 블루스톤은 말했다. 그는 몇해 전 생물공학을 이용해 제1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항체를 만들어냈다. 이 항체는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세포들을 파괴하는 T세포들에 달라붙는다. 그 과정에서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결정적인 T세포의 수용체 하나를 차단한다. 컬럼비아대의 케번 헤럴드 박사와 함께 블루스톤은 새로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 23명에게 그 항체를 실험했다.

단 2주간 치료를 받은 사람들도 2년 뒤 그 항체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두배 많은 인슐린을 생산했다. 블루스톤은 그 항체의 효력이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실험 참여자들은 또다시 주사를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T세포들이 췌장에 남아 다른 T세포들을 교육시키는 것 같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해도 항체는 치료법이 아니다. 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이 나왔을 때 췌장은 이미 인슐린 생산 능력의 80~90%를 잃은 뒤다.

자가면역 장애증의 경우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기 전 조기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국제 류머티즘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증세가 나타난 기간이 12주를 넘지 않은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레미케이드를 실험하는 ‘디노라 임상실험’을 시작한다. 목표는 증세의 장기적 경감이다.
다른 의사들은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자가면역 질병을 검사하는 방법들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