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 알고 내십니까.

교통방송 <박찬희의 생활경제>가 전하는 경제이야기 자동차 몰고 다니면 애국자? - 자동차세 알고 내십니까 - 매년 12월은 한 달 동안 자동차세를 납부하는 기간. 그런데, 이번에는 12월 31일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새해였던 지난 1월 2일까지 납부기간을 연장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자동차세를 납부했을 것인데 자신이 어떠한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자동차 관련 세금을 내고 있는지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오너드라이버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자가용 승용차를 몰고 다니면 가히 애국자라고 할 만하다. 국가에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승용차 한 대를 가진 사람이 내야하는 자동차 관련세금은 총 12가지에 이른다. 구입할 때 따로 등록할 때 따로, 자동차 관련세 예를 들어보자. 여기 1851만원짜리 중형차 한 대를 구입해 3년간 운행한 소비자가 있다. 우선 이 소비자가 산 중형차의 공장도가격은 1580만원이다. 거기에 공장도가격의 5%인 특소세 79만원과 특소세의 30%에 해당되는 교육세 23만원이 더해져 공급가격은 1682만원이 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급가격의 10%인 부가세 168만원이 더 붙기 때문이다. 결국 판매가격은 각종 세금을 반영해 1851만원으로 결정된다. 소비자는 이미 구입단계에서만 세금을 270만원 정도를 내는 셈이다. 그렇다면 차를 구입하기만 하면 세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구입 후 운행을 위한 등록단계에선 부가세를 제외한 공급가격의 5%인 등록세 84만원과 역시 공급가격의 2%인 취득세 33만원, 그리고 등록세의 30%인 교육세 25만원 등의 세금을 내야한다. 소비자는 자동차 구입비용 이외에 등록단계에서만 143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1851만원짜리 중형차 3년 보유에 1058만원이 세금 물론 차를 사서 등록했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차를 몰면서도 꾸준히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중형차에 부과되는 연간 자동차세는 39만9000원이지만 자동차세의 30%인 자동차 교육세 11만9000원이 더해져 연간 자동차세로 51만8000원이 든다. 3년간 운행하면 155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차를 몰 때 자동차세만 내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에 넣는 연료도 약 60%가 세금이다. 연간 2만km를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휘발유 연료량은 약 1869리터이고, 돈으로 환산하면 260만원 정도이다. 3년 운행하면 786만원이 된다. 이 중 세금이 488만원이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1851만원 짜리 중형차를 3년간 보유하는 데는 총 2935만원이 필요하고, 이 중 세금은 1058만원이 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총 비용 중 36%가 세금인 셈이다. 물론 이 수치는 자동차 보험료와 공채구입비용이 배제된 것이다. 자동차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공채는 사실상의 조세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정부는 채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부담해야 하는 준조세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공채는 지역마다 의무구입 비용이 다른데, 지하철 있는 지역은 도시철도채권을, 없는 곳은 지역개발공채를 자동차가격의 일정한 비율만큼 구입해야 한다. 대도시일수록, 자동차 가격이 비쌀수록 공채구입 비율도 많아진다. 자동차 소유는 교육에 지대한 공헌?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자동차를 소유할 경우 만만치 않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교육세는 총 3번이나 납부하게 된다. 구입단계에서 한 번, 등록단계에서 또 한 번, 그리고 연간 자동차세에서 다시 한 번. 이러니 차를 구입해 몰고 다니는 사람은 국가 재정을 살지게 함과 동시에 백년대계인 교육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애국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차를 소유한 사람에 대해 과중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과거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부의 상징’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관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자동차 1000만대 보급도 옛말이 되었고, 재력과 무관하게 생계수단으로 승용차를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소비자에게 2중 3중으로 과세를 하는 현 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자동차세 아끼는 법 그렇다면 자동차세는 무턱대고 내기만 하면 되는 걸까? 여기에도 방법은 있다. 우선 자동차세를 연초에 일시 납부하라. 지자체마다 1월중 연간세액을 모두 납부하면 1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자. 또 한 가지는 공채 의무구입비중이 싼 곳에서 자동차를 등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등록하고 바로 주소지를 이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게 단점이다. 특히 주소지 이전에 따라서 다양한 문제들이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으니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위험이 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보면 경상남도가 공채의무구입금액이 가장 낮다. 자동차세를 아끼는 그 이외의 방법은 없을까? 불행히도 없다. 그저 평소에 차를 운전하면서 절약하는 게 최선이다. 사고 내지 않아서 보험료 낮추고, 법규 지켜서 과태료 안내고, 경제속도 준수해서 연료소모 줄이고, 예방정비 잘 해서 정비비용 낮추는 것. 사실상 절세방법이라기보다는 유지비 절약방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가장 확실한 자동차 세테크 방법은 값싸고, 기름 덜 소모되고, 배기량이 적은 차를 사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세금이나 주차료, 혼잡통행료, 연료비 필요 없는 대중교통 이용이 가장 속편한 답이다. 굳이 자동차 몰면서 세금 내서 애국하지 않더라도 에너지 절약하고 배기가스 줄여서 환경친화적으로 애국하는 방법이기도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