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안보리 결의) 북한 어떤 타격 입을까.

고양도깨비 2006. 12. 15. 14:07

2006년 10월 15일 (일) 04:02   연합뉴스

<안보리결의> 北 어떤 타격 입을까


한.중과 지원.교역 등 줄어 공급부족 겪을 듯

정권 강화 속 취약계층 어려움..'7.1조치' 후퇴도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핵실험 강행으로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됨에 따라 앞으로 북한체제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유엔헌장 7장 41조와 42조 원용방침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무력사용의 길을 열어놓는 42조의 배제를 요구한 중국측의 입장이 받아들여져 초안보다는 다소 완화된 내용을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2개 회원국들에게 구속력을 가지는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가장 직접적이고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역시 북한경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상업적 교역 및 금융제재에 따른 대외교역 감소는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거시경제 전반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결의안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된 물자나 제품, 기술의 공급을 규제함으로써 북한과의 교역이나 경제협력은 어려움을 동반하게 된다.

앞으로 결의안의 시행과정에서 각종 교역에서 용도판정 등의 절차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을 상대로 한 각 국가의 교역은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그 다음을 차지하는 남한이 결의안과 보조를 맞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북한 경제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작년 북한의 대외무역은 총 30억100만달러로 수출은 9억9천800만달러였고 수입은 20억300만달러였으며 이중 중국, 남한과의 교역이 각각 15억8천만달러, 10억5천60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어 태국이 3억2천900만달러, 러시아가 2억3천200만달러, 일본 1억9천400만달러, 유럽연합(EU)이 2억9천200만달러였다.

일본은 이미 북한과의 완전한 교역차단을 골자로 하는 제재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고 다른 국가들도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대북결의안을 준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역시 이번 대북제재의 성공의 열쇠는 북한의 양대교역국인 중국과 남한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한.중의 동참 여부가 주목거리.

일단 그동안 이어져 온 양국의 대북지원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제는 과연 교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간의 투자와 교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각 기업들이 용도판정 등의 복잡한 절차와 과정을 거치더라도 북한과 교역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세운다면 이를 정부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

이 경우에는 미국 쪽에서 각 기업의 교역 대상을 조사하고 나설 것으로 보이고 현재 대북사업의 파트너가 군 관련 기업이라는 점이 드러나게 되면 미국은 각 기업을 제재하고 나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북한에서는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 각 기관별로 기업체를 두고 독립채산제로 운영토록 하면서 무역 등에 나서게 하고 있으며 북한 인민군에서도 여러 종류의 기업을 세우고 운영중이고 이들 기업 중에는 중국, 남한과 사업을 벌이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은 이번에 교역부문의 일정부분 제한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대북한 투자규모도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수정된 결의안은 WMD 프로그램에 관련된 자산 동결과 여행의 금지만 적시하고 있을 뿐 나머지 불법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관련 국제금융 시스템의 악용 규제도 삭제된 것으로 알려져 제재의 충격이 의외로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 중국의 각종 북한과의 경제협력사업은 일정 정도의 차질을 제외하고는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외교역의 축소는 북한 내부적으로 공급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인플레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한의 경제시스템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물자의 부족은 시장기능을 위축시키고 배급제 등의 부활을 통해 국가가 경제 전면에 나서게 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분적으로 시장기능을 도입한 7.1조치의 후퇴로 이어질 개연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공급의 부족과 경제 시스템의 변화로 인한 충격은 고스란히 북한 사회, 특히 취약계층이 떠안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조사에 따르면 1991년에서 1998년 사이 이라크에서 실시된 경제제재로 5세 이하 어린이 50만명이 사망했고 영아사망률은 2배이상, 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은 6배 이상 증가했으며 어린이의 22%가 만성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겪은 '고난의 행군'으로 200만∼4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어린이이거나 고령자라는 점은 이라크의 사례가 북한에도 그대로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적인 타격과 이로 인한 사회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재가 북한의 정치권력에는 큰 영향을 입히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제재를 받는 독재정권은 긴장국면을 정권의 정당성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으며 공급부족에 빠진 주민들은 소비생활을 정부의 배급이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은 정치적 반대파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없앨 뿐 아니라 정권에 의한 동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북한의 언론 매체들이 최근 들어 어려운 시련 속에서 견뎌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외부의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국방력 강화를 촉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심단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상황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때보다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은 제재에 대응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