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찾아 다닌 절들 중 유일하게 마당에 잔디가 심어진
절이었다
아주 작고 아담한 것이 삶에 지치고 힘들때 찾아와 잠시 쉴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절 입구에서 찾아오는 이에게 짖어대는 백구의 울부짖음도
잠시 침묵 속으로 사라지고 아무도 없는 듯 조용한 곳에서
풍경 소리만 한가하게 울려 퍼졌다
사진 작업 하다가 풍경이며 백구 사진은 어디로 달아나
버리고...
덩그런히 외로운 암자만 나와 있는 사진만 남았다
주인은 외국에 나가고 없다는데...봉숭아는 지천으로
피어 여름을 노래하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 시키고 잠시 걷는 그 길이 평화롭
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찾는이 하나 없는... 그래도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내려오는 길 또한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느낌
푸른 자연과 함께 잠시 모든 것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었다
백연이 피어나 우릴 반기길 기대 했지만 떨어진 기온
탓으로 아직 피어나길 멈추어 버린 곳엔
푸른 연잎만 무성하게 우릴 반겼다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 인생도 그렇게 순리대로
따라 흘러 갈 것이다
가끔은...잊어 버린 듯 삶의 무게에 지쳐 허덕이지만
또 다시 갈 길을 찾아 흘러가는...
될 돌릴 수 없는 한번 뿐인 삶이란 연극에서 분명 난
주인공이다
지치고 힘든다고 포기해 버리면...거기에서 연극은 끝이
나고 말테지 아직은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더 노력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삶 일거라고 믿는다ㅎㅎㅎ
며칠째 계속 되는 비에도 고요하게 맑은 냇물을 보니 내
모습이 너무 작게 느껴졌나보다
나 자신을 스스로가 위로하고 싶어지니 말이다
망월사...
하얀 백연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날 다시 한번 찾아와
봐야겠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