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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조정권

고양도깨비 2007. 5. 29. 10:03

                                     

 

 

 

 

무 명

 

                                     -조 정권

 

 

새 옷으로 갈아 입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으므로

 

어둑어둑해오고 있으므로 정결하게 유리창을 닦았

 

다. 등불과 목조의자를 창가에 내다놓았다. 이 빗속

 

을 젖어서 올 그 분을 위하여, 안으면 안을수록 젖어

 

있을 그 분을 위하여 내가 마련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로 아무것도 없는 것을. 다만 마음의 수식어를 잘라

 

내며 정숙하게, 그리고 정결하게 정적 속으로 길을

 

열고 들어가 마중 나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