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김사인
새가 난다
날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파득이는
저 혼신의 날개짓이
넒은 강
건널까
저 거센 힘과 파닥임 사이
아슬한 균형 박차고
기어이 날아갈까
날아
못가고 몸 솟구쳐 이름없는 새
오른다
바람의 숨막히는 쇠그물의 끝을 향해 작은 새
피묻어 오른다
유연한 포물선 아니라
예리한 비수로 파랗게 날 서
수직으로, 온몸을 던져 수직으로
솟구쳐
바람의 멱통을 쪼아, 쪼아
피투성이 육신을
쪼아
살아
건널까 작은 새
죽음의 바람을 뚫고 넓은 강
몸은 벗어 장사지내도 그 예민한 부리
살아 건널까
저 새
기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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