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생활건강및 한방약초

조상들의 지혜/숯

고양도깨비 2007. 4. 28. 10:05

“옛말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선조들의 생활 속 지혜를 깨닫는 현대인들의 감탄사다. 근래 들어 옛말의 과학적 가치가 밝혀지면서 전통과학의 진가가 인정받게 돼 매우 다행스럽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숯이다. 숯이라고 하면 흔히 고기를 구워먹는 연료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 조상들은 음식은 물론 생활 전반에 걸쳐 ‘숯의 혜택’을 누렸고, 심지어는 숯의 약리 작용까지 터득한 지혜를 발휘했다.
나무가 연료였던 시절에는 숯을 쌀 등의 곡식을 보관하던 광에 보관했는데, 그 이유는 부패의 원인인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항상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숯은 환원작용을 하는 물질로 음식의 부패를 막는다. 며칠 전부터 준비한 잔치음식이나 제사음식이 냉장고가 아닌 광에서 신선하게 보관된 이유다. 즉 우리 조상들은 숯의 환원작용을 생활의 지혜로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숯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여러 가지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물질이다.

* 2천5백여년이나 시체를 보관 *

1972년 중국 호남성의 장사시에서 마왕퇴고분(馬王 堆古墳)이 발굴됐다. 세기적인 발굴이라고 하는 이 고분의 주인공은 약 2천5백년 전의 시체로 밝혀졌으나 죽은지 4일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혈액형은 B형이고 나이는 53세 정도라는 것까지 밝힐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내장에서 오이 씨앗 이 약 1백70여개 발견됐는데, 이것을 발아시켜 본 결과 모두 발아됐다는 것이다.

무덤의 구조는 목관이 석관으로 씌워져 있고, 그 위에 약 5t 규모의 숯이 덮여 있었으며, 그 위를 다시 진흙과 석회가 덮고 있었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발견되는 고분 중에는 숯을 이용한 예가 많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비슷한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고관이나 왕실의 장례 때에는 산소자리 옆에서 숯을 구운 다음 그것을 무덤에 넣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무덤에 숯을 넣은 과학적 근거는 무엇일까? 2천5백년 전 중국에서 사용된 숯과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은 역할이 달랐다. 사용된 숯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많은 양의 숯으로 무덤 전체를 덮었던 중국의 경우는 시체가 썩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원했다. 탄소덩어리인 숯은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환원제 노릇을 한다. 즉 탄소가 주변의 산소 공급을 차단시켜 시체의 부패를 방지한 것이다.

반면에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의 역할은 수맥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체를 매장하기 위해 땅을 파면 대지의 수맥이 차단돼 물이 고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 다공성 물질인 숯이 습기제거와 배수에 효과가 있으므로 무덤 주변에 적당량을 묻어 물이 고이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또 숯은 전도성이 있으므로 수맥의 흐름을 연결시키는 의미도 있다. 즉 숯을 묻음으로써 시체가 빨리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했던 우리 조상들의 바람을 만족시켰던 것이다.

* 팔만대장경 보존의 지혜 *

7백6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보관상태가 현대과학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좋다. 한국의 불가사한 건축물 중 하나인 해인사 장경각은 목판 보관에 필요한 온도, 습도, 통기 등의 균형이 이상적으로 돼 있다는 것이 현대적인 해석이다.
한번은 문화재 보호의 일환으로 장경각에 있는 경판을 현대식 건물에 옮겨 보관한 일이 있었다.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항온항습기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판이 틀어져 다시 제자리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대적인 건물이 감당할 수 없는 장경각의 비밀은 무엇일까.
장경각의 지하에는 다량의 숯과 소금이 묻혀 있었다고 한다. 숯을 깔면서 소금을 뿌리는 방법으로 기초를 다진 것이다. 숯 1g의 표면적은 약 3백m2로 무수한 구멍을 갖고 있다. 이 구멍들은 수분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힘이 무척 크기 때문에 장경각의 수분을 조절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 소금은 건물 기초의 물 빠짐을 좋게하고 숯의 수분조절 기능을 도와준다. 또 숯의 환원성도 팔만대장경 보관에 한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속담에 ‘만년 숯이요 천년 굴피(콜크)’란 말이 있다. 숯은 만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것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굴피는 옛날 배를 만들 때 배가 물에 닿는 부분에 붙여서 배의 수명을 길게 하거나 지붕에 사용한 소재다.

* 된장독의 숯 *
요즘 된장이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신문지상을 통해 가끔 발표된다. 수천년을 먹 어온 식품의 효능이 지금에서야 밝혀진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KBS에서도 된장의 신비를 다룬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리 나라의 재래식 된장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강하다는 실험결과를 방영했다. 또 숯을 넣은 재래식 된장이 시중에서 파는 것에 비해 그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 다.
된장은 메주, 물, 소금이 주 원료다. 여기에 숯을 대략 3백g 정도 넣는다. 그렇다면 왜 숯을 넣을까.
된장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발효식품이다. 발효에는 미생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효를 돕는 미생물이 없으면 부패가 일어난다. 부패되면 맛이 없음은 물론이고 독성을 띠게 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숯은 크기가 1천분의 1mm정도 되는 무수한 구멍을 가지고 있다. 신기한 것은 곰팡이같이 덩치가 큰 미생물은 숯에 기생을 못하고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은 숯의 구멍에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숯에 자리잡은 미생물은 된장을 잘 발효시킨다. 유익한 미생물의 서식지를 숯이 제공하는 셈이다.

또 숯은 탄소가 85%, 미네랄이 1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탄소는 환원 작용을 하므로 된장의 부패를 막는다. 미네랄은 체내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미량물질로 숯에는 나무가 빨아올린 미네랄이 그대로 농축돼 녹아 있으므로 숯을 넣은 된장이나 간장에는 자연히 미네랄이 풍부하게 된다. 즉 과거에 어머니가 집에서 숯을 넣어 담가준 된장과 간장의 맛은 바로 미네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간장이나 된장을 담그는데 사용한 소금도 천연 미네랄이 많은 식품으로 한 몫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금은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즉 우리 고유의 된장은 미생물과 미네랄의 조화로 이루어진 이상적인 식품이다.

추억 속의 얘기지만 어릴 때 시골에서 벌에 쏘이면 해독제로 된장을 발랐고 종기가 나도 된장을 붙였다. 또 소가 죽을 잘 안 먹으면 어른들은 된장을 퍼다가 소죽과 같이 끓여 먹였는데, 입맛이 없는 소는 이내 회복됐던 기억이 있다. 이와 같이 숯으로 만든 된장은 약리적인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 우물을 팔 때는 반드시 숯을 *
근래는 전국 어디를 가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볼 수 있지만, 40년 전까지만 해도 물사정이 좋지않아 마을 공동의 우물을 파서 식수 대책을 마련하곤 했다. 옛 우물에는 그 깊이에 관계없이 숯이 묻혀있다. 숯을 잘 씻어서 우물의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려 놓았다. 우물은 1년에 한번씩 청소를 했는데 청소 때에는 숯을 바꿔줬다.

숯을 우물에 깔면 미네랄 덕분에 물맛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다공성물질이므로 이물질을 흡착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물을 파면 땅의 맥이 되는 수맥이 잘리게 된다. 수맥이 절단되면 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기 때문에 물이 썩는다. 전도성 물질인 숯은 끊어진 수맥을 통하도록 해 우물이 썩지 않도록 하는 노릇을 한다. 선인들은 우물에 숯을 넣으면 끊어진 수맥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 금줄의 가르침 *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방문 앞에 금줄을 쳤다. 아들을 낳으면 고추를 끼워 달았고 딸을 낳으면 고추를 달지 않았다. 금줄은 송아지를 낳아도 달았고 된장을 담궈도 독 입가에 금줄을 쳤다. 서낭당 등의 정성을 들이는 곳에도 금줄을 쳤다.

아기나 동물이 태어나면 방문이나 대문에 금줄을 친 것은 잡귀의 접근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새끼의 엉성한 티끌이 귀신의 목에 걸리기 때문에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줄에는 기막힌 지혜가 숨어 있는데 그 핵심은 금줄에 달아 놓은 숯이다.

숯은 어떤 물질보다 환원성이 강하다. 일본 도쿄대학의 노보루박사는 ‘이온-체내혁명’이라는 책에서 숯의 음이온은 생체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공기를 맑게 하고, 산화의 원인인 양이온을 흡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밝히고 있다. 숯은 작은 크기라도 표면적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금줄에 단 숯이 산모와 아기를 해로운 미생물로부터 보호하는데 충분했으리라 본다. 물론 고추는 상징적이다.

사족이지만 금줄의 교훈 한가지를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새끼줄을 꼬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새끼는 오른쪽으로 꼬는데 금줄의 새끼는 왼쪽으로 꼬는 ‘왼새끼’다.
평소대로 오른쪽 새끼를 꼬았다면 쉬울 텐데 왜 힘들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을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던 것은 앞으로만 가지말고 뒤와 옆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현대인들은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보면 자기의 뿌리도, 형제도, 친구도, 조국도 잊고 살아간다. 한번쯤 가는 길을 돌아보며 추스르는 일은 우리에게 넉넉한 정신적 휴식을 제공하며 조상들의 숨은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선조들의 삶속에 조용히 자리잡아 제 몫을 해낸 숯을 바라보며 전통과학의 숨결을 느낀다.

“옛말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선조들의 생활 속 지혜를 깨닫는 현대인들의 감탄사다. 근래 들어 옛말의 과학적 가치가 밝혀지면서 전통과학의 진가가 인정받게 돼 매우 다행스럽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숯이다. 숯이라고 하면 흔히 고기를 구워먹는 연료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 조상들은 음식은 물론 생활 전반에 걸쳐 ‘숯의 혜택’을 누렸고, 심지어는 숯의 약리 작용까지 터득한 지혜를 발휘했다.
나무가 연료였던 시절에는 숯을 쌀 등의 곡식을 보관하던 광에 보관했는데, 그 이유는 부패의 원인인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항상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숯은 환원작용을 하는 물질로 음식의 부패를 막는다. 며칠 전부터 준비한 잔치음식이나 제사음식이 냉장고가 아닌 광에서 신선하게 보관된 이유다. 즉 우리 조상들은 숯의 환원작용을 생활의 지혜로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숯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여러 가지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물질이다.

* 2천5백여년이나 시체를 보관 *

1972년 중국 호남성의 장사시에서 마왕퇴고분(馬王 堆古墳)이 발굴됐다. 세기적인 발굴이라고 하는 이 고분의 주인공은 약 2천5백년 전의 시체로 밝혀졌으나 죽은지 4일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혈액형은 B형이고 나이는 53세 정도라는 것까지 밝힐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내장에서 오이 씨앗 이 약 1백70여개 발견됐는데, 이것을 발아시켜 본 결과 모두 발아됐다는 것이다.

무덤의 구조는 목관이 석관으로 씌워져 있고, 그 위에 약 5t 규모의 숯이 덮여 있었으며, 그 위를 다시 진흙과 석회가 덮고 있었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발견되는 고분 중에는 숯을 이용한 예가 많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비슷한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고관이나 왕실의 장례 때에는 산소자리 옆에서 숯을 구운 다음 그것을 무덤에 넣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무덤에 숯을 넣은 과학적 근거는 무엇일까? 2천5백년 전 중국에서 사용된 숯과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은 역할이 달랐다. 사용된 숯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많은 양의 숯으로 무덤 전체를 덮었던 중국의 경우는 시체가 썩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원했다. 탄소덩어리인 숯은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환원제 노릇을 한다. 즉 탄소가 주변의 산소 공급을 차단시켜 시체의 부패를 방지한 것이다.

반면에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용된 숯의 역할은 수맥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체를 매장하기 위해 땅을 파면 대지의 수맥이 차단돼 물이 고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 다공성 물질인 숯이 습기제거와 배수에 효과가 있으므로 무덤 주변에 적당량을 묻어 물이 고이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또 숯은 전도성이 있으므로 수맥의 흐름을 연결시키는 의미도 있다. 즉 숯을 묻음으로써 시체가 빨리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했던 우리 조상들의 바람을 만족시켰던 것이다.

* 팔만대장경 보존의 지혜 *

7백6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보관상태가 현대과학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좋다. 한국의 불가사한 건축물 중 하나인 해인사 장경각은 목판 보관에 필요한 온도, 습도, 통기 등의 균형이 이상적으로 돼 있다는 것이 현대적인 해석이다.
한번은 문화재 보호의 일환으로 장경각에 있는 경판을 현대식 건물에 옮겨 보관한 일이 있었다.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항온항습기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판이 틀어져 다시 제자리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대적인 건물이 감당할 수 없는 장경각의 비밀은 무엇일까.
장경각의 지하에는 다량의 숯과 소금이 묻혀 있었다고 한다. 숯을 깔면서 소금을 뿌리는 방법으로 기초를 다진 것이다. 숯 1g의 표면적은 약 3백m2로 무수한 구멍을 갖고 있다. 이 구멍들은 수분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힘이 무척 크기 때문에 장경각의 수분을 조절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 소금은 건물 기초의 물 빠짐을 좋게하고 숯의 수분조절 기능을 도와준다. 또 숯의 환원성도 팔만대장경 보관에 한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속담에 ‘만년 숯이요 천년 굴피(콜크)’란 말이 있다. 숯은 만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것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굴피는 옛날 배를 만들 때 배가 물에 닿는 부분에 붙여서 배의 수명을 길게 하거나 지붕에 사용한 소재다.

* 된장독의 숯 *
요즘 된장이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신문지상을 통해 가끔 발표된다. 수천년을 먹 어온 식품의 효능이 지금에서야 밝혀진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KBS에서도 된장의 신비를 다룬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리 나라의 재래식 된장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강하다는 실험결과를 방영했다. 또 숯을 넣은 재래식 된장이 시중에서 파는 것에 비해 그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 다.
된장은 메주, 물, 소금이 주 원료다. 여기에 숯을 대략 3백g 정도 넣는다. 그렇다면 왜 숯을 넣을까.
된장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발효식품이다. 발효에는 미생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효를 돕는 미생물이 없으면 부패가 일어난다. 부패되면 맛이 없음은 물론이고 독성을 띠게 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숯은 크기가 1천분의 1mm정도 되는 무수한 구멍을 가지고 있다. 신기한 것은 곰팡이같이 덩치가 큰 미생물은 숯에 기생을 못하고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은 숯의 구멍에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숯에 자리잡은 미생물은 된장을 잘 발효시킨다. 유익한 미생물의 서식지를 숯이 제공하는 셈이다.

또 숯은 탄소가 85%, 미네랄이 1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탄소는 환원 작용을 하므로 된장의 부패를 막는다. 미네랄은 체내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미량물질로 숯에는 나무가 빨아올린 미네랄이 그대로 농축돼 녹아 있으므로 숯을 넣은 된장이나 간장에는 자연히 미네랄이 풍부하게 된다. 즉 과거에 어머니가 집에서 숯을 넣어 담가준 된장과 간장의 맛은 바로 미네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간장이나 된장을 담그는데 사용한 소금도 천연 미네랄이 많은 식품으로 한 몫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금은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즉 우리 고유의 된장은 미생물과 미네랄의 조화로 이루어진 이상적인 식품이다.

추억 속의 얘기지만 어릴 때 시골에서 벌에 쏘이면 해독제로 된장을 발랐고 종기가 나도 된장을 붙였다. 또 소가 죽을 잘 안 먹으면 어른들은 된장을 퍼다가 소죽과 같이 끓여 먹였는데, 입맛이 없는 소는 이내 회복됐던 기억이 있다. 이와 같이 숯으로 만든 된장은 약리적인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 우물을 팔 때는 반드시 숯을 *
근래는 전국 어디를 가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볼 수 있지만, 40년 전까지만 해도 물사정이 좋지않아 마을 공동의 우물을 파서 식수 대책을 마련하곤 했다. 옛 우물에는 그 깊이에 관계없이 숯이 묻혀있다. 숯을 잘 씻어서 우물의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려 놓았다. 우물은 1년에 한번씩 청소를 했는데 청소 때에는 숯을 바꿔줬다.

숯을 우물에 깔면 미네랄 덕분에 물맛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다공성물질이므로 이물질을 흡착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물을 파면 땅의 맥이 되는 수맥이 잘리게 된다. 수맥이 절단되면 물은 흐르지 않고 고이기 때문에 물이 썩는다. 전도성 물질인 숯은 끊어진 수맥을 통하도록 해 우물이 썩지 않도록 하는 노릇을 한다. 선인들은 우물에 숯을 넣으면 끊어진 수맥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 금줄의 가르침 *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방문 앞에 금줄을 쳤다. 아들을 낳으면 고추를 끼워 달았고 딸을 낳으면 고추를 달지 않았다. 금줄은 송아지를 낳아도 달았고 된장을 담궈도 독 입가에 금줄을 쳤다. 서낭당 등의 정성을 들이는 곳에도 금줄을 쳤다.

아기나 동물이 태어나면 방문이나 대문에 금줄을 친 것은 잡귀의 접근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새끼의 엉성한 티끌이 귀신의 목에 걸리기 때문에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줄에는 기막힌 지혜가 숨어 있는데 그 핵심은 금줄에 달아 놓은 숯이다.

숯은 어떤 물질보다 환원성이 강하다. 일본 도쿄대학의 노보루박사는 ‘이온-체내혁명’이라는 책에서 숯의 음이온은 생체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공기를 맑게 하고, 산화의 원인인 양이온을 흡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밝히고 있다. 숯은 작은 크기라도 표면적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금줄에 단 숯이 산모와 아기를 해로운 미생물로부터 보호하는데 충분했으리라 본다. 물론 고추는 상징적이다.

사족이지만 금줄의 교훈 한가지를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새끼줄을 꼬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새끼는 오른쪽으로 꼬는데 금줄의 새끼는 왼쪽으로 꼬는 ‘왼새끼’다.
평소대로 오른쪽 새끼를 꼬았다면 쉬울 텐데 왜 힘들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을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던 것은 앞으로만 가지말고 뒤와 옆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현대인들은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보면 자기의 뿌리도, 형제도, 친구도, 조국도 잊고 살아간다. 한번쯤 가는 길을 돌아보며 추스르는 일은 우리에게 넉넉한 정신적 휴식을 제공하며 조상들의 숨은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선조들의 삶속에 조용히 자리잡아 제 몫을 해낸 숯을 바라보며 전통과학의 숨결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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