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해학 가운데 비교적 많이 알려진 것이 "스무 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로 시작하는 <이십수하(二十樹下)>라는
시이다.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시에서 二十은 스무이고, 三十은 서러운 또는 설은이고,
四十은 마흔, 곧 망한, 망할을 뜻한다. 五十은 쉰, 七十은 일흔,
곧 이런이 된다.
그런데 <이십수하>라는 시 제목을 잘 보면 상당히 심한 욕임을
알 수 있다. '수'를 나무 또는 놈 등 훈으로 읽으면 '수하'는
'놈아'가 된다.
이십은 경음으로 읽으면 욕을 음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점잖게 해석하면
스무 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
망할 놈의 집에서 쉰 밥을 먹는구나,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는가.
차라리 집에 돌아가 설은 밥을 먹으리.
로 되는데, 스무 나무라는 말은 앞에서 설명한 대로 심한
상소리 욕이기에 그냥 이렇게 점잖게 표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