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에서 작성한 ‘백두산 부근 약도’에 두만강과 별도로 토문강이 명기돼 있음이 확인됐다. 최장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책임연구원이 1998년 펴낸 ‘한중국경문제연구’(백산자료원)에 실린 이 지도는 토문강과 두만강을 별개로 표기하고 있다.
또 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이 최근 공개한 ‘백두산정계비 부근 수계(水系)답사도’도 두만강과 별도로 백두산 부근에서 동북방향으로 흐르다가 다시 북쪽으로 꺾여 쑹화강과 합류하는 하천을 토문강(土門江)이라고 표시해놓았다. 이 실장은 “1909년(메이지42년) 10월 제작된 이 지도는 청과 조선, 일본의 조사자료 등 6개 지도를 종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국경을 확정한 백두산정계비에는 ‘압록강과 토문강을 조선과 청의 경계로 삼는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후 “토문강은 곧 도문강(圖們江)으로 두만강의 다른 이름”이라고 주장하며 간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일본은 을사조약(1905년)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뒤 간도협약을 통해 만주 일대의 철도부설권과 광산채굴권 등을 얻는 대가로 간도를 청에게 내줬다.
한편 18세기 후반 이후 조선시대에도 ‘여지도(輿地圖)’ ‘함경도도(咸鏡道圖)’ 등 토문강과 두만강을 구분해 그린 지도들이 여럿 나왔다. 학계에서는 간도협약을 앞두고 있던 일제가 이 같은 지도들을 참고해 대중(對中) 협상전략 차원에서 자국에 유리한 지도를 새로 제작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1907년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에서 제작한 ‘백두산 부근 약도’. 백두산정계비에 나오는 압록강-토문강의 조선 청나라 국경 중 토문강이 두만강과 별개의 강으로 표시돼 있어 간도가 조선 땅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지도제공 백산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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