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대지를 정복할 수 있을까
누가 천상과 지옥을 정복할 수 있을까
그 누가 감동적인 법문 역기를
솜씨있는 이가 고운 꽃을 꾸미듯 할까
이 몸은 물거품 같고
아지랑이 같다고 깨달은 사람은
악마의 꽃화살을 꺽어 버리고
저승의 염라왕과도 만나지 않으리라
꽃을 일에만 팔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은
죽음의 신이 앗아간다
잠든 마을을 홍수가 휩쓸어 가듯이
꽃을 꺽는 일에만 팔려
마음에 끈질긴 집착을 가지고
욕망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은
마침내 죽음의 악마에게 정복당한다
꽃의 향기와 빛깔을 다치지 않고
꿀만을 따가는 꿀벌처럼
지혜로운 성자는 그와 같이
마을에서 마을로 걸식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