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레 옥 잠 꽃
열대 또는 아열대 남미 원산인 부레옥잠이라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다년생 수초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서 보라색 꽃이 논이나 못에 만개해 있을 때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부레옥잠이라는 이름은 부푼 잎자루가 마치 물고기의 부레 같이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이 식물이 현재 미국에서는 골치 아픈 외래식물로 취급되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아마존으로부터 플로리다로 유입된 후 분포지역을 꾸준히 넓혀가서 현재 남부 전 지역의 호수와 강 일대를 모두 점령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부영양화된 못이나 수로에서는 이들을 아무리 제거해도 엄청난 번식력으로 인해 금세 번져나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게 크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골치 아프기도 한 부레옥잠은 사실은 그 빠른 생장력과 번식력,그리고 흡수력으로 인해 물의 정화능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또한 다른 고등식물과는 달리 뿌리를 물 속에 늘어뜨리고 있어서 토양이 필요없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원은 물을 오염시키는 주원인인 질소,인,칼륨 등이다. 이 식물의 뿌리는 오염물질을 여과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1ha 면적분의 부레옥잠은 1년에 500여 명의 사람들이 내다버리는 폐수를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 식물은 인간이 만들어낸 어떠한 여과기보다 더 성능이 우수한,물속의 각종 유독성분,농약성분,중금속 등도 흡수해 버리는 고성능 여과기다. 실제로 필자가 포항산업과학원의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광양제철소에서 나오는 폐수를 부레옥잠이 있는 수로를 거치게 만들어 정화된 물을 바다로 방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부레옥잠을 우리나라에서 수질정화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다소 있다. 이 식물은 열대 원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을 나지 못해 인간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과 엄청난 번식력으로 인해 오염물질의 흡수 능력은 뛰어난 반면 제 기능을 다한 식물을 일일이 사람이 걷어 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단점들을 연구하여 개선시킨다면 굳이 엄청난 경비와 시설과 에너지를 요구하는 시설을 많이 짓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름답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한 부레옥잠을 훌륭한 환경오염의 파수꾼으로 변모시키려는 인간의 노력과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