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꽃과 식물 모음집

꽈리(펌)

고양도깨비 2007. 3. 15. 01:33



빨간 망사옷 누가 만들었나 ?

    누구일까요?
    도대체 누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빨간 봉지를 쭉 찢어야만
    빼꼼히 고개를 내밀던 꽈리열매를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가을에 망사옷을 갈아입혀
    속살을 훤히 드러내 보이게 했을까요? 망사옷을 입은 꽈리봉지
    안의 빨간 꽈리열매가 신비롭기 그지없지만
    난 그를 찾아내기 위해 망사꽈리를 이리보고 저리보다, 어린아이가 되어
    쪼르륵 쪼르르륵 맘 속으로 꽈리를 만들어 불었습니다.
    그리고 꽈리봉지 위에서
    망사 만들기 작업을 하고있는 녀석을 찾아
    내고야 말았지요.
 
    어떻게 잎맥만 남기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하얗게 갉아먹을 수 있는지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아마도 예술의 경지에까지 다다른 망사기술을 가지고 있을 정도면
    내가 한번도 보지못한 특별한 녀석일거라 생각하며
    찾아낸 녀석은 어이없게도 무당벌레 였습니다.
▲ 28점박이무당벌레
    무당벌레는 일반적으로 육식이고 진딧물을 잡아먹지만,
    잡식성 무당벌레도 존재하는데, 이녀석들은 진딧물 뿐 아니라
    농작물 잎까지 갉아먹습니다. 얼마전 모기업 이미지 광고에서 무당벌레가 나왔습니다. 나쁜 벌레를 잡아먹으러 가는 무당벌레는 우리편이라고
    딸에게 설명해주는 화면에 보인 무당벌레는
    칠성(점)무당벌레는 아니었고 등에 점이 많은걸로 보아
    해충이 아닐까 생각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등에 점 좀 세어보자고 방송국에 전화해 볼 수도 없고
    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당벌레라고 다 같은 무당벌레로 보지 마십시오.
    빨간 외투를 순식간에 망사로 바꿔놓는 기술,
    그의 단단한 껍질과 까만점에 속으면 안됩니다.
    망사 한 곳도 찢어트리지 않고 누드 꽈리를 만든
    주인공은 28점박이 무당벌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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